분향소 설치가 늦어져 이날 오후 2시가 지나서야 분향이 시작됐지만 학생과 학부모들의 조문 행렬은 그 전부터 이어졌다. 한 학생은 퉁퉁 부은 눈으로 울면서 택시에서 내려 힘겨운 발걸음으로 학교 안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일부 학생들은 학부모와 함께 검은색 옷을 입고 분향소를 찾았다. 검은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학생들의 언 손에는 친구에게 바칠 하얀색 국화가 들려있었다. 친구들과 함께 분향을 마치고 나온 한 학생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지난주 금요일까지도 봤던 얼굴인데” 라며 울먹였다.
유은혜·김부겸 빈소 찾아 조문
오늘 발인 … 학교 들러 작별식
사고 학생 3명은 의식 돌아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도 이날 오후 빈소를 방문했다. 김 장관은 “자식을 떠나보낸 부모님들 앞에서 고개를 들 수 없다”며 “간장이 끊어지는 고통을 참으시고 조문을 받아주셔서 고맙다”고 말했다.
21일 발인을 마친 뒤 고인들을 실은 운구차 행렬이 학교와 분향소에 들러 작별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학교 관계자는 “꿈 많고 착실했던 학생들이었다. 마지막으로 교실에 들러 친구들, 선생님과 인사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산화탄소에 중독됐던 서울 대성고 학생 7명 중 지금까지 3명이 의식을 회복했다. 나머지 4명은 미약하게나마 증세가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희동 강릉아산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중환자실 4명 중 호전된 2명을 일반병실로 옮겼다”라며 “기존에 일반병실에 있던 1명은 내일까지 특별한 상황이 없으면 귀가가 가능할 거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한근 강릉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의식을 회복한 학생 3명이 친구들이 사망한 사실을 아직 모르고 있다”며 “이를 알게 될 경우 충격을 받아 증세 호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병실 접촉도 최소한의 인원만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강릉=박진호·최종권 기자 park.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