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택시업계는 20일 ‘카카오 카풀 서비스’ 도입에 반대하는 전국 택시업계가 24시간 총파업에 함께 나섰다. 제주에서 운행되는 법인택시 1400여 대, 개인택시 3900여 대 등 5300여 대 대부분이 파업에 동참해 한꺼번에 멈춰섰다.
택시 파업을 미처 알지 못했던 관광객과 제주도민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여행용 대형 캐리어 등 무거운 짐을 들고 택시를 이용하려던 관광객들은 다시 버스승차대로 발길을 돌렸다. 택시를 타려다 뒤늦게 파업 소식을 접한 관광객 임제우(40·서울시)씨는 “평소 같으면 택시를 못 타도 크게 불편하지 않지만 짐이 있는데 공교롭게 비까지 내려 더 피곤하다”고 말했다.
제주공항 관광객 큰 짐 들고 비오는데 발동동
부산·대구·광주·등 대도시도 시민불편 이어져
대전IC 인근에 서울 상경 택시 모여 교통체증
이날 오전 동대구역 앞에는 평소와 달리 썰렁한 모습이었다. 최익영(30·대구 수성구)씨는 "서울에서 회사 손님이 오는데 혹시 택시를 잡지 못할까 봐 데리러 왔다"며 "평소와 달리 대기하는 택시가 거의 없어서 놀랐다"고 했다.
대구 택시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파업에 동참한 택시는 개인 1만여 대, 법인 6000여 대로 등 1만6000여 대다. 다음날인 21일 오전 5시까지 23시간 동안 파업을 한다. 이에 대구시는 이날 하루 택시 부제와 승용차 요일제를 해제해 운영 가능한 택시를 늘렸다. 또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1~3호선의 운행 시간을 오전 1시까지로 연장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광주도 법인택시 3300여 대가 운행을 중단했다. 개인택시는 4795대 중 일부가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충북지역에서도 전체 택시 6천900여 대 가운데 대부분이 이날 파업에 참여했다.
이른바 '교통대란'은 없었으나, 버스 승강장마다 많은 이들이 도착 알림판을 살피며 질서 있게 일터와 학교 등으로 향했다. 영상권으로 그리 춥지는 않은 날씨 덕분에 눈에 띄게 불편을 호소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전날부터 택시 파업이 예고됐기 때문인지 큰 혼잡도 보이진 않았다.
비래동∼갈마동을 오가는 617번 시내버스 승객 표진규(44) 씨는 "평소보다 버스에 사람이 많긴 하지만, 부대낄 정도는 아니다"며 "급한 일이 있을 때 좀 불편할 것 같긴 해서 미리미리 움직이려 한다"고 말했다.
충남은 개인·법인 택시 운수종사자 5700여명 중 4300여명이 참가했다. 이에 따라 도내 2000여대 택시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한편 대전에서는 지역 택시기사들이 서울 집회 참가를 위해 경부고속도로 대전IC 인근에 집결하면서 교통이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대전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들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앞에서 열리는 카카오 카풀반대 집회차 상경하기 위해 대전IC로 진입하는 주요 차로에 택시 200여 대를 정차한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부산·대전·대구·광주=최충일·황선윤·신진호·백경서·김호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