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승차장 인근 지하철역으로 향하는 출입구로는 출근길 시민들의 모습이 많이 보였다. 인근 대화역 입구 버스 승차장에는 서울역 등지로 향하는 M버스를 타기 위해 시민 60여 명이 20m 넘게 길게 줄을 섰다. 시민 박경오(42)씨는 “오늘 오전 서울 수색 거래처를 택시로 방문하려다 어젯밤 뉴스를 통해 택시 파업 소식을 접하고 30분 일찍 나와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출근 시간대 거리에 택시 잘 안보여
출근길 시민들 지하철과 버스 이용
경기 42%, 인천 90% 택시 파업 나서
‘택시부제’ 해제, 버스 연장 운행 조치
택시 업계가 카풀 서비스에 반발해 파업에 나선 20일 오전 경기, 인천 지역에서도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목적지가 비슷한 운전자와 탑승객을 연결해주는 앱인 ‘카카오 카풀’ 도입을 반대하는 전국 택시업계의 총파업에 따른 것이다.
경기도는 이날 전체 택시 모두 3만7318대(법인 1만514대, 개인 2만6804대)의 택시기사 4만2000여 명 가운데 42%인 1만7800여 명이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추산했다. 도는 이날 ‘택시부제’를 해제해 쉴 예정이던 4646대의 택시가 운행토록 했다. 또 대체 운송수단인 버스를 새벽과 야간에 연장 운행하도록 했다.
인천시는 등록된 택시 1만4371대(개인 8986대, 법인 60곳 5385대) 중 90%가량이 이날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천교통공사 관계자는 “운행 횟수를 늘린 탓도 있어서 그런지 인천지하철 이용객이 평소보다 늘었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택시업계의 파업에 따라 전날부터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했다. 인천지하철 1·2호선은 출퇴근 시간 운행 횟수를 늘리고 다음 날 오전 2시까지(종착역 기준) 운행시간을 1시간 연장한다. 버스도 출퇴근 시간에 집중적으로 배차했다.
또 이날 하루 개인택시 ‘3부제’를 해제해 쉴 예정인 택시 2871대가 운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인천시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실시간 교통상황을 알리고 지역 케이블방송과 라디오를 통해서도 안내방송을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지역 택시업계에선 100% 운행 중단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래도 일부 택시는 운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지난 10월 파업 때는 택시 파업에 항의하는 전화도 많이 왔는데 이번엔 사전에 홍보해서 그런지 ‘파업하는 게 맞느냐’는 문의 전화가 많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 4개 단체는 이날 오후 공동으로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카카오 카풀 반대’ 3차 집회를 연다.
고양·인천=전익진·최모란 기자 ijj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