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19일 기자간담회 후 떡국을 먹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조용한 관리자’로 알려진 하 부회장의 입에서 나온 말치곤 뜻밖의 발언이었다. LG그룹 부회장을 역임한 하 부회장은 올 7월 LG유플러스 부회장으로 부임했다.
현재 LG유플러스는 무선 분야에선 5세대(G) 이동통신서비스, 유선 분야에선 인수합병을 통한 인터넷TV(IPTV) 시장 확대라는 두 가지 큰 산을 넘어야 한다.
이에 대해 하 부회장은 “5G에선 스마트 공장ㆍ스마트 시티 등 기업간 거래(B2B)로 사업 영역을 바꿀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걸 바꾸지 않으면 내가 죄인이 된다”고까지했다. 케이블TV와의 인수합병과 대해서는 “합병은 미래를 보고 하는 것”이라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5G는 '만년 3등' 벗어날 기회, 4G때처럼 공격경영 예고
하 부회장은 5G의 승부수는 B2B사업에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B2B 사업은 하루아침에 되지 않는다. 스마트공장ㆍ스마트시티는 수년간 공을 들여야 이는 사업”이라며 “빠르게 B2B 사업으로 영역을 바꾸려 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KT등 기존 경쟁사가 강점을 가진 B2B 영역에서 오히려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는 ^자율주행용 다이나믹맵(내년 공개), ^물류로봇, ^공정관리 원격 모니터링 등을 꼽았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5G 서비스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통신 3사는 B2B 영역에서 성과를 내는 게 숙제”라며 “어떤 사업자가 구체적인 B2B 모델을 만들어 내느냐가 향후 5G 서비스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CJ헬로 외에도 다양한 인수 대상 검토 "내년 상반기 결정"
하 부회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화웨이 장비에 대해선 정공법을 택했다. 그는 “보안 문제는 화웨이 뿐 아니라 4개 업체(화웨이ㆍ노키아ㆍ에릭슨ㆍ삼성) 모두 완벽하게 검증돼야 한다"며 “화웨이는 전세계 170개국 이상에 통신장비를 공급하고 있고, 어떤 국가에서도 보안 문제가 제기된 바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는 끊임없이 판을 흔들어야 역전의 기회가 생긴다”며 “5G 상용화와 케이블TV 인수전이 예고돼 내년 통신 시장에는 큰 변화가 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19일 첫 기자간담회서 유플 비전 밝혀
"5G에선 B2B기업으로 변신, 안 바꾸면 내가 죄인"
케이블TV 인수는 "시너지 낼 부분 많다" 강조
화웨이 보안 논란엔 "170개국 쓰지만 문제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