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유족 등이 공개한 김씨 기숙사에 남아 있던 유품들에 따르면 김씨는 홀로 사는 생활이 아직은 어색했던 듯 기숙사 침대맡에 외출 전 체크 사항을 적어 둔 메모를 붙여뒀다. ‘가기 전 체크’라는 말이 적힌 이 메모에는 전등 켜짐 유무와 장판과 가스 밸브를 확인해야 한다는 김씨의 글씨가 적혀 있었다.
김씨 어머니 김미숙씨는 이날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아들이) 첫 월급 타고 양손에 홍삼이랑 영양제, 비타민 화장품을 사 가지고 왔다”고 말했다. 이어 “엄마·아빠 생일을 잊지 않는 등 아들이지만 딸 역할까지 해 왔다”고 했다.
‘어떤 아이였나’라는 질문엔 “태안화력발전소 일을 하기 전까지 줄곧 같이 살았다”며 “용균이는 부모가 웃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좋아했다. 카카오톡 아이디가 ‘가정 행복’일 정도였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9월 한국발전기술 산하 태안사업소에 취업했다. 몇 개월 기다리면 집에서 가까운 김천사업소에도 취업할 수 있었지만, 가정형편 때문에 태안사업소에 취직했다. 하지만 김씨는 입사 3개월만인 지난 11일 오전 1시께 설비 점검 도중 기계 장치에 몸이 끼어 목숨을 잃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