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베트남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베트남 자동차업체 타코 그룹은 베트남 대표팀에 20억동(9740만원), 박항서 감독에 10만 달러(1억1345만원)를 각각 지급했다. 베트남수출입은행·TP은행·가전업체 아산조·이동통신업체 비나폰 등은 대표팀도 10억동씩 주겠다고 밝혔다.
은행·기업 너도나도 포상금 지급
박 감독 재계약 때 연봉 천정부지
내년 아시안컵 “어렵지만 기적을”
베트남은 쌀국수 한 그릇이 약 1500원이고, 공무원 월급이 약 30만원 정도다. 지난해 베트남 1인당 국민총생산(GDP)이 2385달러(약 264만원)였다.
베트남 국영 TV인 VTC의 응우옌 쑤언끄엉 전 사장은 박항서 감독 초상화를 30일 열리는 자선 경매에 내놓았다. 박 감독이 국기에 경례하는 모습을 그린 유화로, 작품명은 ‘나의 스승’이다. 이 그림을 1만달러(1134만원)에 샀던 응우옌 사장은 “이 작품은 공공자산이기 때문에 자선경매에 내놓는다”며 경매 시작가로 5000달러(567만원)을 책정했다. 박 감독은 타코 그룹 포상금을 베트남 축구 발전 및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고 기부했다. 또 스즈키컵 우승 메달을 꾸옥투안 베트남축구협회 부회장에게 선물로 줬다.
스즈키컵이 끝이 아니다. ‘박항서 매직’은 계속될 전망이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내년 1월5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개막하는 아시안컵에 출전한다. 베트남이 이 대회 본선에 오른 건 12년 만이다. 지난 2007년 공동 개최국 자격으로 참가해 8강전에서 이라크에 0-2로 패했다.
베트남은 이란·이라크·예멘과 함께 D조에 속했다. 쉽지 않은 상대들이다. 특히 조 최강자인 이란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아시아 최고인 29위다. 베트남(100위)보다 71계단 높다. 베트남으로선 조 1, 2위를 하거나, 조 3위 중 상위 4팀에 들어야 16강에 오른다.
베트남 성인 남성의 평균 키는 1m65㎝다. 박항서 감독은 빠르고 악바리 같은 축구로 이변을 연출했다. 박 감독은 “베트남이 아시안컵에선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우리 선수 평균 나이가 23.5세다. 이란·이라크 등을 상대로 도전하는 입장에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C조인 한국이 조1위, D조인 베트남이 조 2위로 16강에 오른 뒤, 두 팀이 모두 16강전에서 승리하면 8강전에서 맞대결한다. 베트남은 아시안컵을 앞두고 25일 하노이에서 북한과, 내년 1월1일 카타르에서 필리핀과 각각 평가전을 치른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