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려금 1억원 포함된 예산안 의결
인천 남동구는 최근 남성 육아 휴직자 장려금 1억원이 포함된 내년도 예산안을 구의회가 의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1월부터 남동구에 주민등록이 된 9세 미만 자녀가 있는 남성 육아 휴직자에게는 최대 6개월간 월 50만원씩 장려금이 지급된다.
방침을 정하고 조례를 제정하는 지자체가 속속 나오는 가운데 실제 예산산을 편성해 남성에게 육아 휴직 장려금을 지급하는 것은 인천 남동구가 처음이다.
대상자는 육아 휴직 신청일을 기준으로 남동구에 1년 이상 거주한 남성이다. 남동구는 100여명의 남성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한다.
남동구 관계자는 "통계청에 따르면 지역 내 남성 육아 휴직자는 2015년 45명, 2016년 63명. 2017년 78명으로 매년 늘고 있다"며 "100명이 최대치 장려금을 받을 경우 총 3억원이 소요되는 만큼 내년 중에 2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편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인천 계양구도 추진
서울 서초구는 올해 7월 전국 자치단체 중 최초로 남성 육아 휴직자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최대 1년간 아이 1명당 월 3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서초구는 내년 지역 내 남성 육아 휴직자 수가 590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아동수당 등 다른 육아 지원 대책이 대대적으로 시행되면서 내년도 예산 운영에 차질이 생겼다.
서초구 관계자는 "양성평등 차원에서 남성 육아 휴직자 지원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지만, 예산이 한정돼 있어 남성 육아 휴직자 장려금 예산은 여건이 되면 내년 추경에 편성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대신 아빠들이 육아를 위한 공간 확대 등 다른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예산안은 현재 의회에서 심의되고 있다. 계양구는 내일(18일)쯤 예산안이 최종 통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계양구 관계자는 "양성평등 실현 등으로 육아 휴직하는 아빠들의 비율은 늘고 있는데 관련 지원은 엄마에게 집중돼 아빠를 위한 지원 대책을 추진하게 됐다"며 "예산 부족분이 발생하면 추가 예산을 편성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통계청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육아 휴직자 중 남성 비율은 2008년 1.2%에 불과했으나 2017년에는 13.4%로 상승했다. 그러나 육아 휴직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86.6%로 남성의 6.5배에 달한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