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28분 전인 오전 7시 7분. 강릉기지 관제사는 “선로전환기 이상 신호를 감지했다”고 말한다.
그러자 구로 관제사는 “큰일 났네, 이거”라며 “H1636 열차가 강릉에서 8시 13분 출발해야 하는데 이것부터 (차량기지에서) 못 나오고 있고, 그 다음에는 D1691이 있다”고 말한다.
실제 고장이 난 선로전환기는 서울 방향의 철길에 설치된 것이었지만 이들은 강릉차량기지를 오가는 선로전환기에 고장이 난 것으로 인식했다. 경보시스템과 연결되는 두 선로전환기의 회로가 뒤바뀌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상 신호에 따라 이들은 초기대응팀 등 역무원을 엉뚱한 현장에 급파했다.
오전 7시 17분, 구로 관제사는 강릉역 쪽에 “806 열차가 나가는 데는 지장이 없느냐”고 묻는다. 강릉역 관제사는 “아 이것은 보낼 수 있다, 신호에서 그렇게 얘기했다”고 답한다.
열차는 7시 30분에 출발했다. 사고 발생 시각은 35분. 관제사들은 사고가 날 때까지 차량기지 쪽 선로전환기의 수동조작을 의논하고 있었다.
7시 35분. 열차 탈선 직후 806호 기장이 관제사들을 두 차례 불렀다. 시속 105㎞로 속도를 내다 서울방향 선로전환기 인근에서 탈선해 아비규환이 된 후였다. 기장은 “분기선에 가다가 열차가 탈선했다”고 교신했다. 그제야 구로 관제센터와 강릉역에서는 열차가 탈선된 사실을 알게 됐다.
철로에서 튕겨 나온 열차는 차량기지 쪽 선로전환기에서 고장을 확인하던 강릉역 역무팀장 윤모씨를 덮쳐 윤씨가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이헌승 의원은 “사고 28분 전에 고장 신호가 감지돼 조금만 더 현장에서 판단을 잘 했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지만 아무도 열차를 중지시키지 못했다”며 “이에 대해 국토부가 제대로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