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논란' 정우현 미스터피자 전 회장, "경영권 포기하겠다"

중앙일보

입력 2018.12.11 11:17

수정 2018.12.11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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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 [연합뉴스]

 
갑질 논란과 횡령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정우현(70) 미스터피자 창업주가 결국 경영권을 포기했다.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은 11일 "경영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최대주주인 정 전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의 경영권 포기를 확약한다"고 밝혔다. 
 
MP그룹이 금융감독원 공시를 통해 밝힌 경영 포기 확약서에는 횡령·배임·업무방해 등과 관련된 비등기 임원 전원을 사직 처리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정 전 회장은 1990년 5000만원(현재 자본금 약 80억원)을 들고 MP그룹을 창업했으며, 정 전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MP그룹 지분의 48.92%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MP그룹의 주식은 지난해 7월 25일부터 거래정지됐다. 한국거래소는 당시 최대주주인 정 전 회장이 150억 원대의 횡령·배임을 저지른 혐의로 구속기소되자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거쳐 거래를 중지했다. MP그룹은 또 지난 3일 거래소의 기업심사위원회가 상장폐지를 결정하면서 코스닥시장 상장 9년 만에 퇴출 위기까지 내몰렸다. 하지만 코스닥시장위원회가 10일 경영 개선 기간 4개월을 부여하기로 하면서 상장폐지는 일단 미뤄졌다.
 
MP그룹은 경영 개선 기간 종료일인 내년 4월 10일부터 7영업일 이내에 개선 계획 이행 내역서와 개선 계획 이행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이번에 발표한 경영권 포기 확약서는 거래소의 이 같은 조치에 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시장위원회는 경영 개선 기간 종료일 즈음에 다시 MP그룹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할 예정이다.  


MP그룹의 미스터피자는 개점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2000년대 후반 피자 프랜차이즈업계 매출 1위에 올랐다. 이후 2000년 중국을 시작으로, 2007년 미국 등 해외 시장에도 진출하며 토종 피자 프랜차이즈업계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2014년께부터 프랜차이즈와 외식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성장세가 둔화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2017.07.03.미스터 피자 정우현 창업주가 3일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하고 있다.김춘식

 
여기에 2016년에는 정 전 회장의 갑질 논란이 붉어졌다. 정 전 회장이 서울의 한 상가 건물에서 자신이 식당 안에 있는 것을 알지 못하고 셔터를 내린 경비원의 얼굴을 때린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6월에는 가맹점에 공급하는 피자용 치즈를 정 전 회장의 친인척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고가에 납품받게 하며 통행세 등을 부당하게 챙긴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를 받았다. 이외에도 MP그룹은 광고비 절반을 본사가 부담하도록 한 정부 지침과 달리 90% 이상을 가맹점주한테 전가한 사실도 적발됐다. 
 
정 전 회장은 이 과정에서 가맹점을 상대로 자서전 강매, 보복 출점 등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나 결국 지난해 7월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정 전 회장은 올해 1심에서 징역 3개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장정훈 기자 cc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