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우람은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은 승부 조작 브로커가 아니다"라며 결백을 주장했다.
문우람은 2015년 5월 직접 승부 조작을 제의하고 브로커 조모씨 친구이자 전 NC 다이노스 투수인 이태양(25) 사이에서 금품을 전달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아 KBO 영구 실격 처분됐다. 이태양 승부 조작 사건이 터지자 조씨는 중간다리 역할을 한 선수로 문우람을 지명했다.
문우람은 이날 승부 조작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거듭 주장하며 조씨와 가까워지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러다 숨겨왔던 팀내 폭행 사건이 공개됐다.
문우람은 "2015년 5월 팀 선배에게 야구 배트로 폭행을 당했다"며 "머리를 7차례나 맞아 뇌진탕 증세가 오고 얼굴이 부어올라 게임에도 못 나가고 집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 조씨가 '쇼핑하면 기분전환이 될 것'이라며 운동화, 청바지, 시계 등을 선물해줬다"고 말했다.
선배의 폭행으로 힘들었던 때 브로커 조씨가 친근하게 접근했고 그에게 위로를 받으면 가까워졌다는 게 문우람의 설명이다.
문우람은 당시 그가 승부 조작 브로커인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는 "야구 에이전시, 매니지먼트를 준비하는 사업가라는 말을 믿었다"며 "접대나 선물이 사업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며 별 부담을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조씨가 기분을 풀어 준다며 저에게 선물한 운동화, 청바지, 시계가 결과적으로 저를 승부 조작범으로 만들었다"고 한탄하며 "설령 야구를 못 한다 하더라도 진실만큼은 꼭 밝히고 싶다"고 호소했다.
문우람의 팀내 폭행 폭로와 관련해 넥센 구단 관계자는 "당시 문우람이 선배에게 폭행을 당한 게 맞다"며 "하지만 그 선배가 문우람과 선수 아버지에게 찾아가 무릎을 꿇고 사과하면서 일단락된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선수단이 자체적으로 규율을 잡고자 한 문제라 구단 차원에서도 따로 징계를 하지 않았다"며 "폭행이라는 안 좋은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서는 뭐라 할 말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문우람과 이태양이 승부 조작 추가 가담 선수라며 실명을 공개한 선수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문우람 폭행 사건에 대해서도 조사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