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트윗 5분만에 1조원 증발…2년치 트럼프 트윗 분석해보니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트럼프 만큼이나 트윗을 자주 활용한 이는 드물 것이다. 미국 유력 언론사인 CNN·뉴욕타임스(NYT)마저도 “가짜 뉴스(Fake news)”라며 배척하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트위터는 최적의 실시간 대중 소통 수단이다. 트윗 한 개에 달리는 ‘좋아요’ 혹은 ‘리트윗’이 수십 만 개에 달할 정도로 그의 트위터 영향력은 상당하다.
이들의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지목된 ‘단일 상장기업’은 즉각적인 주가 폭락을 겪었는데, 극단적인 경우 무려 반년 간 주식 하락세가 이어지기도 했다. 반면 그의 트윗에 노출된 ‘주가지수’는 일시적인 하향 국면을 거친 뒤 금방 회복세를 보였다.
이와 관련해 미국 최대 외환중개사인 FXCM은 “일시적인 타격을 받더라도 상장기업의 주가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경향을 보이는데, 도요타의 경우는 그렇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8월 트럼프 대통령이 “아마존은 세금을 지불하는 소매상들에게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트윗에 올린 직후 아마존 주가는 1% 떨어졌다. 극히 낮은 하락세(1%)였지만 환산하면 무려 57억 달러(6조 3800억 원)에 달한다.
이처럼 트럼프 트윗에 의해 ‘폭격을 입은’ 유명 상장기업은 GM(자동차)·인텔(IT)·화이자(제약) 등 국적과 분야를 가리지 않았다고 FXCM은 전했다. 이 기관은 “주식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트윗에 따르는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단기 투자자일수록 트럼프 트윗의 파급력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②“주가지수엔 미미한 영향력?” 반대로 트럼프의 트윗이 ‘주가지수’에 주는 영향은 적었다. 최근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에서 ‘무역’과 ‘관세’란 단어의 등장 빈도와 시카고옵션거래소의 변동성 지수(VIX)를 비교 분석했다.
VIX는 미국 S&P 500 지수의 한 달 후 변동치에 대한 시장 기대치를 반영한 지수로, ‘공포지수(fear gauge)’라고 불린다. 만약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이와 반대로 오르는, 역의 관계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다만 분석 대상을 ‘단일 품목’으로 좁힐 경우 두 변수(트럼프의 트윗·VIX)의 관계는 밀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중국이 미국산 LNG(10%)와 더불어 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한 대두(soy beans)가 대표적이다. 중국이 수입해온 대두가 브라질산으로 대체되면서 미국산 수입량은 지난해 대비 95% 급감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 연구진은 “이같은 분석 결과는 ‘미국의 무역 분쟁이 전체 품목 시장에 미세한 영향을 주지만, (중국의 관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공급 루트를 완전히 바꾸기 어려운 대두는 예외가 될 것’이라는 자사(골드만삭스)의 관점과 일치하다”고 전했다.
③“일부 무역 경쟁국 환율 변동 효과”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적 트윗이 무역 상대국의 환율에 변동을 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캐나다의 콘스탄틴 콜로네스쿠 맥이완대 교수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의 트윗은 무역 분쟁국인 캐나다 달러와 미국 달러 간 환율에 단기 변동성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10월 미국과 캐나다는 기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미국 ·멕시코·캐나다협정(USCMA)으로 수정한 바 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