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윤 부산총국장
하지만 7월 새로 취임한 오거돈 시장은 공사중단을 지시했다. 과도한 공사비, 재원 확보 방안 미비, 완공 후 운영 적자 등 부정적 여론을 고려해 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시장직 인수위원회의 건의 때문이었다.
동구 초량동 북항 재개발지에 지하 2층 지상 5층(연면적 5만1617㎡)으로 건립될 오페라하우스의 사업비는 2500억원. 이 가운데 롯데 기부금 1000억원을 제외한 1500억원을 부산시가 조달해야 한다. 올해 겨우 110억원을 확보할 정도로 재정난을 겪는 부산시로선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다.
통상 공사비의 10%인 운영비도 골칫거리. 오페라 유치만으론 운영비를 조달하기 어렵고 설계상 레스토랑(3개)·카페(2개) 외에 이렇다 할 수익사업이 없기 때문이다. 매년 100억원 이상 적자가 생기면서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할 것이란 부정적 여론이 생긴 이유다.
사업을 재검토하던 오 시장은 지난달 25일 공사 재개를 전격 결정했다. 사업비 800억원을 해양수산부 산하 부산항만공사가 분담하고, 오페라 전문 공연장의 장점을 살리면서 다양한 공연을 즐기는 ‘복합문화공간’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에 완공될 부산시민공원 내 클래식 전문 공연장인 국제아트센터와의 기능 중복, 운영비 문제에 대한 해법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당장 문화·시민단체가 “무늬만 흉내 낸 오페라 하우스를 허겁지겁 짓느냐”고 지적하고 나섰다. 부산시가 벤치마킹한 노르웨이 오슬로 오페라하우스(7800억원)처럼 세계적 오페라하우스가 되려면 장기적 비전과 안목으로 제대로 지으라는 주장이다.
2022년 완공 될 부산 오페라하우스가 ‘이도저도 아닌 공연장’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벌써 나온다. 형식(랜드마크)과 내용(운영·콘텐트)이 조화된 ‘명품 오페라하우스’를 기대할 수 있을까. 오 시장의 더 깊은 고민을 기대해본다.
황선윤 부산총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