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지난 2일 G20 정상회의를 마친 뒤 페이스북에 “국내에서 많은 일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며 “정의로운 나라, 국민들의 염원을 꼭 이뤄내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정의’를 연거푸 강조한 것은 순방 기간에 불거진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원들의 비위 행위와도 무관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국 민정수석은 관련 보도 직후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에게 건의해 문제가 된 반부패비서관실 산하 특감반원을 전원 교체했다.
문 대통령은 2일 아르헨티나에서 뉴질랜드로 가는 공군1호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을 받았지만 일절 대답하지 않았다. 귀국한 문 대통령에겐 야권에서 제기하는 조국 수석 문책론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장 조 수석을 경질해 야당이 정치공세를 더욱 퍼붓도록 하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도 “조 수석을 내보내는 것은 적절한 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귀국에 앞서 4일 재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와 정상회담 및 공동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 직후 질의응답에서 양 정상은 나란히 2개씩 질문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또 “답방의 계기에 내가 직접 김 위원장으로부터 비핵화에 대한 약속을 받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어질 2차 북ㆍ미 정상회담의 과정에서 보다 큰 폭의 비핵화 진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촉진하고 중재하고 설득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답방은 한반도 분단 이후 북한 지도자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라며 “그 자체가 남북 간 화해ㆍ평화의 진전, 나아가 비핵화 진전에 아주 큰 도움이 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클랜드·서울=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