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발표된 공동성명서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강조하는 보호무역주의는 아예 언급되지 않았으며, 각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개혁에 공감한다는 내용만 담겼다. G20는 2008년 이후 꾸준히 ‘보호주의(protectionism)를 배격한다’는 내용을 성명에 포함해왔다.
‘보호주의’에 대한 언급은 없어
지구온난화문제에선 美 제외
또 미국·멕시코 국경으로 중미출신 이민자행렬 ‘캐러밴(Caravan)’을 트럼프 행정부가 적극적으로 막아서는 가운데, 공동성명은 증가하는 이민자의 이동과 난민을 지원하기 위한 공동 노력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이들이 고국을 떠날 수밖에 없는 문제들을 해결하자는 원론적인 내용만 담았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상당히 반영됐고, 실질적으로 미국이 ‘판정승’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래서 이번 G20 회의에선 공동성명 채택이 불발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민감한 내용을 뺀 채 공동성명 채택이 이뤄졌다. G20로선 체면은 세운 셈이다.
그럼에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미국이 결국 공동성명에 서명한 것은 ‘승리’라며 환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합의를 이뤘다. 미국이 텍스트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채택된 공동성명은 법적인 구속력은 없지만 전 세계 주요국가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담았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있다. 다음 G20 정상회담은 내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된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