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지닌 힘은 비단 마음을 전하는 데에만 있지 않다. 영국 런던의 콜롬비아 로드 플라워마켓은 일요일에만 열리는 50여년 전통의 꽃 시장이다. 합리적인 가격에 다양한 꽃을 만날 수 있는 이곳은 화훼상인들과 꽃을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여 도시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콜롬비아 로드는 원래 스미스필드의 도살장으로 양 떼가 몰리는 통로였다. 현재는 영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런던 여행 시 꼭 가봐야 할 장소로 꼽히고 있기도 하다. 꽃이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힘과 지역 경제 발전을 끌어내는 힘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꽃의 힘이 조명되면 사회 곳곳에서 삶의 환경이 개선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 기대한다. 이를 위해서는 꽃을 선물이나 경조사에 쓰이는 정도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꽃을 소비하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소확행’ 트렌드에 힘입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플라워 클래스나 꽃을 정기구독하는 문화가 점차 퍼지고 있는데, 꽃이 생활화되는 작은 신호라고 볼 수 있다.
정부는 일상에서 꽃 소비를 늘리기 위해 가정과 사무실 등 생활과 밀접한 곳에서 꽃을 보고 즐길 수 있는 ‘꽃 생활화 운동’을 비롯해 행사에 사용된 생화를 참석한 이들과 나눌 수 있도록 꽃다발 및 화분 형태로 만들어진 신(新)화환의 장점을 적극 홍보하는 등 꽃 소비 촉진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화훼산업 육성을 위한 법률안 제정 추진 등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제도 마련에도 힘을 쏟고 있다. 꽃 소비는 정서적인 공감대 형성도 중요하기에, 꽃의 유익을 알리는 홍보활동과 더불어 꽃의 힘을 감성적·체험적으로 전달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이제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개인 삶의 질이 높아져야 하며,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필요조건은 일상 속에서 기쁨과 위로 등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이다. 꽃은 생활환경에서 인간에게 필요한 감정을 채우는 데 도움이 된다. 꽃의 힘을 발견하면 활기찬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꽃이 지닌 마음을 전하는 힘, 환경을 변화시키는 힘에 관심과 공감이 필요한 때다.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