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미드필더 기성용(29)이 27일 밝힌 승리 소감이다. 그가 말한 아내는 바로 배우 한혜진(37) 씨다. 기성용은 이날 영국 번리의 터프 무어에서 열린 번리와 2018~19시즌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경기에서 풀타임을 뛰며 2-1 승리를 진두지휘했다. 전반 23분 코너킥 부근에서 짧은 패스로 추가 골의 출발점 역할을 했다.
뉴캐슬 반등 이끈 ‘기서방’ 기성용
이적 후 벤치 신세, 최근 3연승 앞장
부인 한혜진씨 집밥 먹고 힘 얻어
재계약 대박에 보너스 받은 류현진
포스트시즌 배당금 3억원 받아
부인 배지현씨와 함께 부상 이겨내
그런데 기성용이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기성용은 지난 4일 왓퍼드와의 경기에 교체 출전했다.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결승 골을 어시스트하며 팀의 첫 승을 이끌었다. 지난 11일 본머스전에서는 70일 만에 풀타임을 소화하며 2-1 승리에 기여했다. 기성용은 이날 번리전에서도 중원 사령관으로 나서 팀의 3연승을 이끌었다. 뉴캐슬은 강등권을 탈출해 13위(3승3무7패)까지 올라섰다.
뉴캐슬 홈페이지는 “기성용이 경기를 컨트롤했다”고 호평했고, 영국 매체 90min은 기성용에게 평점 7점을 주면서 “최종 수비라인 앞에서 방패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두 사람은 2013년 결혼해 2015년 딸 시온이를 가진 ‘6년 차 부부’다. 기성용은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천방지축 스타일이었다. 그러나 8살 연상인 ‘여장부’ 한혜진씨를 만난 뒤 성숙한 모습을 보인다.
기성용을 ‘시온이 아빠’ ‘기서방’이라 부르는 한혜진은 지난 7월 JTBC의 프로그램에 출연해 영국에서 결혼 생활을 전했다. 한혜진씨는 “경기에서 지고 들어오는 날에는 무슨 말로 위로해줄까 생각한다. ‘항상 어떻게 잘해. 사람이 잘할 때도 있고 못 할 때도 있으니 빨리 털어버리라’고 조언해준다”고 전했다.
한혜진씨는 남편을 위해 뉴캐슬에서 멀리 떨어진 한인 마트에서 쇠고기를 사다가 요리를 하는 등 내조에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한씨는 “남편이 점심은 외부에서 먹고 오는 경우가 많다. 저녁은 내가 직접 차려준다. 쇠고기는 소화되는데 사흘 정도 걸린다고 해서, 경기를 앞두고는 탄수화물 위주로 준비한다”며 “영국 고기는 기름기가 별로 없어서, 멀더라도 한국마트에 가서 마블링이 많은 쇠고기를 사온다”고 말했다. 기성용 역시 배우 아내를 지지하는 ‘멋진 남편’이다. 기성용은 아내에게 “왜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걱정해”라면서 든든한 버팀목이 돼준다.
부인 한씨는 “신랑은 축구랑 가족밖에 모른다. 싸울 일도 별로 없다”면서도 “남편은 손이 많이 가는 스타일이다. 양말을 묶어서 던져두고 많이 늘어놓는 편이어서 내가 일일이 정리를 해야 한다”고 결혼생활의 이면을 공개하기도 했다.
포스트시즌 배당금은 ‘연말 보너스’일 뿐이다. 올해 류현진은 끊임없이 대박을 터뜨렸다. 시즌 막판 눈부신 호투를 이어가며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으로부터 “빅게임 피처(큰 경기에 강한 투수)”라는 극찬을 받았고, 디비전시리즈 1선발과 월드시리즈 2선발로 등판하는 영광도 누렸다.
시즌이 끝난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류현진은 다저스와 연봉 1790만 달러(약 202억원)에 1년 재계약을 했다. 다년 계약을 미루는 대신 다저스의 퀄리파잉 오퍼(메이저리그 연봉 상위 125명의 평균액수에 1년 계약)를 받아들인 것이다. 류현진은 “몸 상태도 좋고 내년에 더 잘할 자신이 있어 1년 계약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배지현씨는 야구계에서도 유명한 아나운서다. 안정된 진행 실력과 빼어난 미모까지 갖춰 야구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결혼 후에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그림자 내조’에 힘쓰고 있다. 동료인 김선신 아나운서는 “지현씨가 류현진 선수를 위해 꼬리곰탕, 찜닭, 강된장 등을 손수 만든다. 재료까지 직접 공수할 만큼 정성을 들인다”고 전했다.
류현진이 홈 경기에 등판하는 날이면 배씨는 현장에서 응원한다. 류현진의 가족이나 지인과 함께 더그아웃 위 좌석에 자리를 잡는다. 류현진은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면 항상 아내를 향해 손짓한다. 그렇게 말없이 서로를 위하는 게 류현진 부부의 사랑법이다.
류현진은 지난 20일 아내와 함께 귀국했다. 그의 표정엔 자신감과 행복감이 넘쳤다. 마운드 위에선 괴물 같은 류현진이지만 아내 앞에선 더 없는 애처가다. 배씨는 “(류현진은) 워낙 낙천적이고 착한 사람이다. 오래 만났지만 한 번도 싸운 적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