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20년 집권론’에 김병준 “짜증난다…할 일부터 제대로”

중앙일보

입력 2018.11.26 14:09

수정 2018.11.26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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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임현동 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20년 집권론’ 발언과 관련해 “이 대표의 말을 듣다가 짜증이 났다”고 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원회의에서 이같이 밝히며 “할 일을 하면서 ‘20년 장기집권하겠다’고 하면 이해가 된다. (그런데 민주당은) 개혁의 ‘개’ 자도 제대로 손도 못 대고 있고, 장기 집권 이야기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전날 당원토론회에서 “독일·영국·스웨덴의 사회통합정책은 보통 20년 씩 뿌리내린 정책이다. 우리는 극우 세력에 의해 통치돼 왔기 때문에 갈 길이 멀다”며 “복지가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20년 이상 (집권해서) 가야 한다”고 밝혔다.
 
또 “10년을 (집권)해봤자, (성과를) 무너뜨리는 데는 불과 3~4년밖에 안 걸린다. 금강산과 개성이 무너지고, 복지정책도 무너졌다”며 “이승만·전두환·박정희 독재까지 쭉 내려오고 20년 우리가 집권했지만, 바로 정권을 뺏겨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다 도루묵을 만드는 경험을 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8월 당 대표 수락 연설과 9월 연설을 통해서도 장기집권 관련 발언을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병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큰 죄를 두 개 졌다. 성장 또는 지속적 성장에 관한 정책이나 준비 없이 집권했다는 것 자체가 죄고, 그보다 더 큰 죄는 이런 부분을 인식조차 못 하고 고민조차 없다는 것”이라며 “바로 그런 부분에서 20년 집권론이라는 것은 국민에 예의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하는 분들이 이러면 안 된다. 무엇을 할 것인가를 국민에 먼저 제시하고, 그 꿈을 파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며 “지금 경제 문제에 관해 토론하자고 하니까 토론에 나서지도 않으면서 ‘20권 집권’을 이야기하면 어떡하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격이 떨어져서 못하겠다고 하시는데, 격이 떨어진 제가 아래 앉겠다”며 “‘정말 우리 경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이 대표와 토론을 다시 한번 제의한다”고 전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