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공기 240원' vs '쌀값 28% 폭등'
이 사무처장은 “정부와 여당이 제시한 올해 80㎏당 쌀 목표가격(19만6000원)은 5년 전보다 후퇴했다”며 “물가는 매년 3%씩 오르는데 2013년 발의한 법안(21만7719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쌀 목표가격은 정부가 농민에게 변동직불금을 지급하기 위한 기준값이다. 쌀값이 내려갈 경우 목표가격과 산지 가격 차액의 85%를 농민에게 보전해 준다. 쌀 산지가는 농민으로부터 벼를 수매한 미곡종합처리장(RPC)에서 대형마트나 농협마트 등에 공급하는 도매가를 말한다.
농민들, 22일 국회 앞서 대규모 집회
일각선 “쌀값이 물가 끌어올려” 주장
“개사료만도 못해…농민 울리지 마라”
농민들 “밥 한 공기 300원 관철 투쟁”
정부의 쌀 목표가격 확정과 공공비축미 5만t 방출을 앞두고 농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일부 소비자단체와 언론 등에서 “쌀값이 폭등하면서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어서다. 일각에선 ‘정부가 북한에 쌀을 퍼주는 바람에 곡간이 비었다’는 가짜 뉴스까지 나도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정말로 쌀값이 폭등한 것일까.
통계청에 따르면 이달 현재 쌀 한 가마(80㎏)의 산지 가격은 19만3696원이다. 20㎏당 4만8424원꼴로 밥 한 공기(100g)로 따지면 242원이다. 밥 한 공기의 가격이 자판기 커피 1잔 평균(300원)을 밑도는 셈이다. 이를 정부가 발표한 쌀 목표가격(19만6000원)으로 환산하면 한 공기당 245원이 된다. 농민들은 22일 상경 집회의 목표를 ‘밥 한 공기 300원 쟁취’로 잡고 있다.
“30년간 짜장면 7배, 버스비 10배 올랐는데…”
그렇다면 “쌀값이 너무 많이 뛰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는 이유는 뭘까. 산지 쌀값이 1년 전인 지난해 10월(15만1013원)보다 28%(4만2683원) 높아져서다. 이 때문에 일부 소비자들과 식당 업주 등은 “쌀값이 물가인상을 부추긴다”는 입장이다. 반면 농민들은 “쌀값이 적정수준을 회복하는 과정일 뿐”이라고 반박한다. “과거 5년 동안 비정상적으로 하락했던 쌀 가격이 제값을 찾아가고 있다”는 주장이다.
농민 “4년간 23% 하락”…“쌀값은 잡아야” 목소리도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여전히 “국내 물가안정을 위해서는 쌀값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쌀값이 오를 경우 농민들의 벼 재배 면적이 늘어나 쌀이 과잉생산될 우려가 크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호 단국대 환경자원경제학과 교수는 “쌀값이 올라도 고령화나 자연감소분 때문에 농지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100g당 240원대인 쌀 목표가를 300원까지 올리더라도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안=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