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교·박보검 ‘남자친구’…11살차 극복 로맨스 가뭄 끝낼까

중앙일보

입력 2018.11.21 17:49

수정 2018.11.21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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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논현동에서 열린 드라마 '남자친구'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박보검과 송혜교. [사진 tvN]

스릴러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로맨스 드라마 열풍이 재현될 수 있을까. 28일 첫 방송을 앞둔 tvN 수목드라마 ‘남자친구’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배우 송혜교(36)와 박보검(25)의 만남만으로도 화제성이 남다르다. 연중 스릴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로맨스 중에서는 tvN ‘백일의 낭군님’(14.4%)와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11.0%) 정도만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다.
 
송혜교와 박보검은 각각 전작 ‘태양의 후예’(2016)와 ‘구르미 그린 달빛’(2016)으로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누렸다. 이는 2년 만에 차기작으로 돌아온 두 사람이 남다른 인연을 맺는데 연결고리가 되기도 했다. 송혜교는 ‘태양의 후예’에서 송송커플로 사랑받은 송중기와 지난해 10월 결혼했고, 송중기와 박보검은 같은 소속사 선후배로 가까운 사이다. 박보검은 학업에 전념하다 지난 2월 대학 졸업 후 이번이 복귀작이다.
 

박보검과 송혜교는 극 중 취업준비생과 호텔 대표 역할로 쿠바에서 처음 만난다. [사진 tvN]

21일 서울 논현동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송혜교는 “많은 분들이 보검씨와 원래 친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잘 모르는 사이였다”며 “서로 의견 충돌이 없어 잘 호흡을 맞춰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결혼 후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며 “중기씨도 열심히 하라고, 잘 지켜보겠다고 응원해줬다”고 덧붙였다.  
 
송송커플은 상반기 화제를 모은 JTBC 드라마 제목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실제 주인공이기도 하다. 안판석 PD가 송송커플이 열애를 인정하기 전 인터뷰에서 칭한 표현을 제목으로 삼았다. 박보검은 “처음엔 선배에게 다가가기 어려웠는데 워낙 잘 챙겨줘서 지금은 많이 친해졌다”며 “송혜교 선배님, 극 중 차수현 대표님 두 분 다 밥도 잘 사주고 마음도 따뜻하고 연기 조언도 해주는 다 예쁜 누나”라고 밝혔다.


박보검은 동반 CF 촬영을 하는 등 절친한 선배 송중기를 향해 “형이 조언해준 대로 열심히 연기하겠다. ‘남자친구’와 ‘아스달 연대기’ 모두 화이팅!”이라고 말했다. 송중기는 고대 인류사를 다룬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를 내년 초 방영 예정으로 촬영 중이다. 역시 ‘태양의 후예’를 함께 한 김지원과 호흡을 맞추는 기대작이다.  
 
두 사람은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활동한 유영아 작가의 대본에 깊은 신뢰를 표했다. 유 작가는 영화 ‘7번방의 선물’(2013) ‘국가대표2’(2016)를 각색하고, 드라마 ‘딴따라’(2016) ‘예쁜 남자’(2013~2014) 등을 집필했다. 이번 ‘남자친구’는 정치인의 딸이자 재벌가 전 며느리로서 한 번도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살아보지 못한 차수현과 자유롭고 맑은 영혼의 취업준비생 김진혁이 쿠바에서 만나며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위자료 격으로 받은 호텔을 운영하는 차수현 대표로 분한 송혜교는 “이혼녀 역할은 처음인데 답답한 환경으로 인해 어두워졌다가 김진혁을 만나며 다시 예전 모습을 되찾아가는 캐릭터라 어두운 면과 밝은 면 다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포도 같은 청년”이라고 자신의 캐릭터를 소개한 박보검은 “진혁은 물질적으로 많이 가지진 못했지만, 자신과 가족을 사랑하고 만족하며 행복을 전파할 수 있는 캐릭터로 설레는 대사가 너무 많다”고 설명했다.
 

극 중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섭렵한 취업준비생 역할을 맡은 박보검은 "아르바이트라고는 민박집('효리네 민박')밖에 해본 적이 없는데 다양한 직종에서 일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 tvN]

국내 드라마 최초로 쿠바에서 로케이션을 진행해 수려한 영상미도 눈길을 끌었다. 박보검은 “과거와 현대 예술이 공존하는 쿠바를 두고 ‘시간이 멈춘 나라’라고 많이 표현하는데 그 못지않게 음악과 춤이 가득한 곳이어서 유독 흥이 많아진 것 같다”며 “작품을 염두에 두고 머리를 기른 것은 아닌데 쿠바와 잘 어울리는 것 같아 그 모습을 작품으로 남겨두고 싶었다”고 말했다. 
 
까칠한 재벌남과 씩씩한 캔디녀의 전형적인 성 역할을 뒤집은 놓은 듯한 설정도 눈에 띈다. ‘미스터 션샤인’의 이병헌과 김태리가 17살의 나이 차이로 방영 전 화제를 모았다면, ‘남자친구’는 11살 차이의 연상연하 커플이다. 박신우 PD는 “극 중 나이는 정확하게 설정돼 있진 않다”며 “세상 모든 연애는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서 각자 가진 걸 조금씩 포기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배우들이 가진 본연의 매력을 믿었다. 현장에서 제가 보고 느낀 것을 그대로 화면에 옮길 수만 있어도 성공”이라고 설명했다.  

극 중 호텔 대표로 나오는 송혜교는 "지금까지 했던 역할과 많은 차이가 있진 않지만 원래 밝은 모습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통해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을 모두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tvN]

송혜교는 “캐스팅 발표 후 나이 차이 얘기가 많이 나와서 약간 걱정은 됐다”며 “특히 박보검씨와 연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예쁘게 보이기 위해서 열심히 다이어트를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드라마에 동갑으로 나오면 문제가 되겠지만, 연상연하인 데다 한 호텔의 대표이자 직원이라는 확실한 설정이 있기 때문에 큰 부담은 없다”고 덧붙였다.
 
‘질투의 화신’(2016) 등에서 감각적인 연출을 선보인 박신우 PD는 “방송을 시작하면 나이 차이를 비롯한 모든 기우가 사라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최근 드라마 트렌드는 템포가 빠른 이야기지만, 상대적으로 느리지만 꼼꼼하고 서정적인 이야기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일부러 사람들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생각해볼 만한 요소가 많은 이야기”라며 자신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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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