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교와 박보검은 각각 전작 ‘태양의 후예’(2016)와 ‘구르미 그린 달빛’(2016)으로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누렸다. 이는 2년 만에 차기작으로 돌아온 두 사람이 남다른 인연을 맺는데 연결고리가 되기도 했다. 송혜교는 ‘태양의 후예’에서 송송커플로 사랑받은 송중기와 지난해 10월 결혼했고, 송중기와 박보검은 같은 소속사 선후배로 가까운 사이다. 박보검은 학업에 전념하다 지난 2월 대학 졸업 후 이번이 복귀작이다.
송송커플은 상반기 화제를 모은 JTBC 드라마 제목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실제 주인공이기도 하다. 안판석 PD가 송송커플이 열애를 인정하기 전 인터뷰에서 칭한 표현을 제목으로 삼았다. 박보검은 “처음엔 선배에게 다가가기 어려웠는데 워낙 잘 챙겨줘서 지금은 많이 친해졌다”며 “송혜교 선배님, 극 중 차수현 대표님 두 분 다 밥도 잘 사주고 마음도 따뜻하고 연기 조언도 해주는 다 예쁜 누나”라고 밝혔다.
박보검은 동반 CF 촬영을 하는 등 절친한 선배 송중기를 향해 “형이 조언해준 대로 열심히 연기하겠다. ‘남자친구’와 ‘아스달 연대기’ 모두 화이팅!”이라고 말했다. 송중기는 고대 인류사를 다룬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를 내년 초 방영 예정으로 촬영 중이다. 역시 ‘태양의 후예’를 함께 한 김지원과 호흡을 맞추는 기대작이다.
두 사람은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활동한 유영아 작가의 대본에 깊은 신뢰를 표했다. 유 작가는 영화 ‘7번방의 선물’(2013) ‘국가대표2’(2016)를 각색하고, 드라마 ‘딴따라’(2016) ‘예쁜 남자’(2013~2014) 등을 집필했다. 이번 ‘남자친구’는 정치인의 딸이자 재벌가 전 며느리로서 한 번도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살아보지 못한 차수현과 자유롭고 맑은 영혼의 취업준비생 김진혁이 쿠바에서 만나며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위자료 격으로 받은 호텔을 운영하는 차수현 대표로 분한 송혜교는 “이혼녀 역할은 처음인데 답답한 환경으로 인해 어두워졌다가 김진혁을 만나며 다시 예전 모습을 되찾아가는 캐릭터라 어두운 면과 밝은 면 다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포도 같은 청년”이라고 자신의 캐릭터를 소개한 박보검은 “진혁은 물질적으로 많이 가지진 못했지만, 자신과 가족을 사랑하고 만족하며 행복을 전파할 수 있는 캐릭터로 설레는 대사가 너무 많다”고 설명했다.
까칠한 재벌남과 씩씩한 캔디녀의 전형적인 성 역할을 뒤집은 놓은 듯한 설정도 눈에 띈다. ‘미스터 션샤인’의 이병헌과 김태리가 17살의 나이 차이로 방영 전 화제를 모았다면, ‘남자친구’는 11살 차이의 연상연하 커플이다. 박신우 PD는 “극 중 나이는 정확하게 설정돼 있진 않다”며 “세상 모든 연애는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서 각자 가진 걸 조금씩 포기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배우들이 가진 본연의 매력을 믿었다. 현장에서 제가 보고 느낀 것을 그대로 화면에 옮길 수만 있어도 성공”이라고 설명했다.
‘질투의 화신’(2016) 등에서 감각적인 연출을 선보인 박신우 PD는 “방송을 시작하면 나이 차이를 비롯한 모든 기우가 사라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최근 드라마 트렌드는 템포가 빠른 이야기지만, 상대적으로 느리지만 꼼꼼하고 서정적인 이야기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일부러 사람들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생각해볼 만한 요소가 많은 이야기”라며 자신감을 표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