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 외상 "10억엔,일본 뜻 반해서 쓰여선 안돼"
日 겉으로는 크게 반발,내용면에선 예견된 수준
위안부 재단 해산 발표된 날 도쿄선 독도 집회
"(위안부)합의는 양국 외상들이 협의해 양국 정상들이 확인했고, 한국정부도 확약한 것으로 정권이 바뀌어도 책임을 지고 지켜야 한다"면서다.
고노 외상도 아베 총리와 마찬가지로 "합의를 착실하게 실시하는 게 국제사회에 대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아키바 다케오(秋葉剛男) 외무성 사무차관은 이수훈 주일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항의했다.
고노 외상은 "아키바 차관은 일본의 입장을 확실하게 전달했고, 이 대사는 ‘(재단 해산이) 합의 파기나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한국측 입장을 명확하게 말했다"며 "지금부터 양국이 합의를 확실히 지켜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이 재단에 제공한 10억엔 처리 문제에 대해 고노 외상은 "합의 시점에 생존해 있던 (위안부 피해자)47명중 34명에게, 사망자 199명중 58명의 유족에게 자금이 지급돼 많은 전 위안부 분들로부터 (좋은)평가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남은 돈이)향후 합의 이행을 위해 적절히 쓰여져야 한다"며 "일본 정부의 의사에 반해 쓰여지는 일이 없도록 강하게 요청해 나갈 것이며, 그것이 (10억엔 문제에 대한 양국간 협의의)대전제"라고 했다.
형식적으로는 일본이 강하게 반발하는 모양새였지만, 실제 내용면에선 꼭 그렇지도 않았다.
일본 정부는 재단 해산을 “합의 파기”라고 주장하지도 않았다.
지난 10월 도쿄에서 열린 양국 차관간 사전 협의 등에서 "재단은 해산하되, 예민한 10억엔 처리 문제는 ‘향후 협의’하는 선에서 일단 덮어두자"는 절충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고노 외상은 이날 회견 모두 발언에서 '한국에 항의했다'는 표현 대신 "일본측 입장을 확실히 전달했다"는 표현을 썼다. 기자들이 “항의와는 다른 건가”라고 질문하자 고노 외상은 그제서야 “물론 항의의 의미도 있다”고 답했다.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문제의 조기해결을 요구하는 도쿄집회’라는 제목이 붙었다.
독도 문제를 앞장서 주장해온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 전 총무상 등이 중심이 됐고, 정부에선 사토 아키라(左藤章) 내각부 영토담당 부(副)대신이 참석했다.
이와 관련, 외교부 김용길 동북아국장은 이날 오후 미즈시마 고이치(水嶋光一)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불러 들여 항의했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우리 정부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일부 정치인들이 명백히 우리 영토인 독도에 대해 허황된 주장을 접지 않고 집회를 개최한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행사의 즉각 폐지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역사적ㆍ지리적ㆍ국제법적으로 명백히 우리의 고유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질없는 주장을 즉각 중단할 것과 올바른 역사 인식이 한일관계 발전의 근간이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도 했다.
도쿄=서승욱ㆍ윤설영 특파원, 서울=이유정 기자 sswo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