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족의 독식에서 비롯된 문제다.”
지난 2월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컬링에서 은메달을 딴 ‘팀 킴’ 선수들은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도자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경북체육회 소속인 김은정(28)·김영미(27)·김선영(25)·김경애(24)·김초희(22)는 이번 사태는 김경두(62)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과 그의 딸인 김민정 여자팀 감독, 사위인 장반석 감독 등 ‘가족 지도자들’ 탓에 발생했다고 했다.
‘팀 킴’ 호소문 이어 기자회견
“상금 못 받고 격려금 행방 알 수 없어
김 감독 가족 독식서 문제 비롯”
추가 폭로도 이어졌다. 팀 킴 소속 선수들은 “올림픽 기간 김민정 감독이 ‘인터뷰를 할 때 다른 말은 하지 말고 김 전 부회장과 김 감독의 이름만 언급하라’고 했다”며 “올림픽 개막 전은 물론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김 전 부회장으로부터 욕설과 폭언을 들을 때마다 세상이 끝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올림픽이 끝난 뒤 팬들이 보내준 선물과 편지는 항상 뜯어진 채로 받았다”며 “모든 사태는 지도자가 팀을 사유화하려 했기 때문에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김은정은 “지도부는 우리가 더 성장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럴 경우 우리를 마음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2015년부터 3년 동안 팀 킴을 가르치다 평창올림픽이 끝난 뒤 한국을 떠난 피터 갤런트(캐나다) 코치도 “팀 킴을 100% 지지한다”면서 이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갤런트 코치는 이날 A4 4장 분량의 성명서를 통해 “김민정 감독은 헤드코치로 대우받고 싶어했지만, 전문성이 부족했다. 연습 시간의 10% 정도만 링크에 나왔다. 덕분에 우리가 필요한 훈련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팀 킴은 올림픽 이후 단 1개의 국제 대회에도 출전하지 않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팀이 경기에 나서지 않는다는 건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팀 킴은 “팀을 분열시키려고 하는 감독단과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다”며 “의성 컬링훈련원을 김 전 부회장의 개인 소유물이 아닌 선수와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열어달라. 또 2022년 베이징 올림픽 출전을 위해 새로운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문체부·대한체육회·경상북도는 19일부터 3주간 이번 사안에 대해 특정 감사를 벌인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