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극 중 『신비한 동물사전』의 집필자인 영국 마법사 뉴트 스캐맨더(에디 레드메인 분). 미국 마법부에 붙잡혔던 어둠의 마법사 그린델왈드(조니 뎁 분)가 탈출해 세상을 장악하려 하자, 동료들과 함께 이에 맞선다. 이 영화는 개봉 전 사전 예매량이 약 20만장에 달할 정도로 팬들의 관심이 컸다. 개봉 후 반응은 엇갈린다.
판타지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 ’
해리포터 이전 다룬 시리즈 2탄
여성·아시아 비하논란 계속될 듯
무엇보다 지나치게 많은 새 캐릭터를 등장시켜 각자의 방대한 사연을 담아내려 한 점은 패착으로 보인다. 이야기가 산만해졌을 뿐더러, 결국 각 인물을 수박 겉핥기식으로 다루는 꼴이 됐다. 1편에서 뉴욕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도망친 청년 크레덴스(에즈라 밀러 분)가 왜 그토록 자신의 뿌리에 집착하는 지, 그가 프랑스 서커스단에서 만난 여성 내기니(수현 분)와 왜 갑자기 가까워졌는지도 의미심장한 분위기만 조성할 뿐 제대로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다.
해외 영화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가 집계한 신선도는 57%로, 1편의 74%에 크게 떨어진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롤링의 창조적 상상력은 어느 때보다 비옥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번 2편은 ‘해리 포터’ 프랜차이즈의 디테일의 늪에 빠져버렸다”고 평가했다.
아시아 관객이 보기에 거슬리는 대목도 여럿이다. 내기니는 거대한 뱀으로 변신이 가능한 존재란 설정에도 불구하고 크레덴스의 곁을 수동적으로 지키는 부속품처럼 그려진다. 원작에 내기니는 뱀으로 묘사된 캐릭터라 영화에서 이를 아시아계 여성으로 설정한 점은 개봉 전부터 논란이 됐다. 일본의 전설 속 동물 ‘갓파’ 등 아시아 문화에 기반한 새로운 동물 캐릭터들이 기껏 서커스 구경거리로 등장하는 점도 썩 유쾌하진 않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