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년 만의 아시아 정상을 노리는 한국 축구대표팀 중앙수비수 김영권(28·광저우 헝다)의 각오다. 한국은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서 우승에 도전한다. 한국은 1956년 1회 대회와 60년 2회 대회에서 우승한 뒤 58년째 아시안컵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호주 원정 나선 중앙수비수
17일 호주, 20일 우즈베크와 격돌
월드컵 활약 이후 ‘빛영권’ 별명도
장현수 빠진 중앙수비, 책임 막중
김영권은 “월드컵 이후 ‘호감 캐릭터’로 봐주신다. 지난달 우루과이 평가전 때 미끄러지면서 실점했다. 변명의 여지가 없었는데도 오히려 격려해주신다”며 쑥스러워했다. 이영표 해설위원은 독일전 중계 당시 “김영권에게 5년, 아니 평생 까방권(까임방지권, 잘못해도 비난받지 않을 권리)을 줘야 한다”고 했다. 김영권은 “더는 실수하지 말고 까방권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권은 월드컵 후 프랑스와 터키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소속팀(광저우)이 이적료를 높게(33억원) 책정하는 바람에 유럽행이 무산됐다. 그런 광저우가 1군 외국인 선수 쿼터(4명)를 파울리뉴 등 미드필더와 공격수로만 채웠다. 광저우에 ‘제대로 발목 잡힌’ 격이다. 김영권은 “좋은 기회였는데 너무 아쉽다. 요즘은 광저우 2군에서 경기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내년 1월 겨울 이적 시장에서 뛸 수 있는 팀을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권은 “수비수는 그동안 볼을 뺏기면 상대에게 일대일 찬스를 내주기 때문에 무조건 멀리 걷어냈다. 그런데 최후방부터 단계적으로 공격을 전개하면 볼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 또 골키퍼가 골킥을 할 때 중앙수비수 2명은 양쪽 코너킥 부근까지 벌려 패스받을 준비를 한다”고 말했다. 김영권은 벤투 감독에 대해 “공사 구별을 확실히 한다. 훈련 때 욕설까진 아니지만 ‘이건 아니다’고 단호히 다그친다. 대신 쉴 대신 때는 자유롭게 커피숍을 가라고 풀어준다”고 말했다.
수비라인 중앙에서 김영권과 호흡을 맞췄던 장현수(도쿄)가 병역특혜 봉사활동 서류 조작해 최근 국가대표 자격 영구박탈 징계를 받았다. 김영권은 “현수가 그동안 잘해왔다. 하지만 (이번 일은) 스스로 잘못을 인정했다”며 “현수가 있든 없든 수비수라는 포지션은 항상 부담스럽고 책임감을 느끼는 위치”라고 말했다.
김영권은 2015년 아시안컵 결승전에 출전했다. 한국은 호주에 1-2로 져 준우승에 그쳤다. 이번 호주 평가전은 설욕의 기회다. 김영권은 “호주는 내년 1월 아시안컵 결승에서 또 만날 수도 있는 상대다. 손흥민·기성용 등 주축이 빠졌지만, 나를 포함해서 남은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금메달의 주역인 공격수 황의조(26·감바 오사카)도 김영권처럼 ‘빛의조’‘킹의조’로 불린다. 김영권은 “‘빛’이나 ‘킹’이 붙는 별명은 의조에게 넘어가도 좋다. 단, 의조가 골만 넣어준다면”이라며 웃었다.
김영권(28)은
체격: 키 1m86㎝, 몸무게 79㎏
포지션: 중앙수비수
프로팀: FC도쿄(2010), 오미야(2011~12),
광저우(2012~)
A매치: 60경기 3골
주요 경력: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2015 호주 아시안컵 준우승
2013·15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
포지션: 중앙수비수
프로팀: FC도쿄(2010), 오미야(2011~12),
광저우(2012~)
A매치: 60경기 3골
주요 경력: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2015 호주 아시안컵 준우승
2013·15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
인천=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