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홀덤 포커 양성화를 목표로 한국홀덤협회를 만든 케빈 송 회장의 말이다. 그는 1994년부터 지금까지 월드시리즈 포커 대회(WSOP), US 오픈 포커 챔피언십 대회 등 각종 세계 대회에서 25차례 우승한 프로 포커 선수다. 미국 포커DB에 등록된 그의 상금 기록은 421만7397달러(약 47억7493만원)다.
“어지럽던 마음이 거짓말처럼 차분해지면서 포커에만 집중했죠. 포커에 눈을 뜬 운명적 시간이었습니다.”
이후 일과 포커를 병행하며 생필품 가게를 차리기도 했지만 결국 발걸음은 다시 카지노로 향했고 죽 프로 포커 선수로 살았다.
케빈 송 한국홀덤협회장 인터뷰
1981년 도미해 포커 상금 47억 벌어
"바둑 같은 두뇌 스포츠로 인정되길"
한국에선 코미디언 김학도씨가 지난 10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세계대회에서 우승했고, 전 프로게이머 임요환도 2013년 프로 포커 선수로 전향했다. 송 회장은 “상금이 큰 만큼 전 세계 인재가 몰린다”며 “한국 역시 시대 변화에 따라 포커를 레저·스포츠로 인식하고 프로 선수를 육성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 상황이 '포커를 도박으로만 간주하고, 도박은 무조건 나쁜 것'이라는 사회적 인식 때문이라 분석한다.
“우리 사회는 도박은 무조건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라 여깁니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죠. 바카라 같은 게임은 90% 운이 승패를 좌우하지만, 포커에선 고도의 심리전을 통해 상대 패를 예측하는 실력이 꼭 필요합니다.” 그는 이어 “포커를 제대로 배우고 즐길만한 합법적 공간이 없어서 음지로 내몰리고 결국 순진한 사람들이 사기도박에 휘말린다”고 우려했다. 송 회장은 "경마·경륜 등 합법적 도박을 즐기려면 여유자금의 5% 이하만 배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홀덤협회는 현금이 오가지 않는 포커 대회 개최 등을 고려하고 있다. 포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기 위한 첫 단계다. 그의 바램은 이렇다.
“전 무일푼으로 미국에 가서 반평생을 살아남기 위해 포커를 쳤죠. 남은 인생은 우리 사회가 포커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힘쓰고 싶습니다."
◆ 홀덤포커란? 현재 미국에서 흔히 '포커 게임'으로 불린다. 텍사스 홀덤과 오마하 홀덤이 있는데 대세는 전자다. 선수들이 먼저 두 장의 카드를 가린 채 받는다. 딜러가 첫 번째로 카드 세 장을 공개하고, 다음엔 한 장을 공개하고, 마지막 한 장을 공개한다. 이렇게 딜러가 내 놓은 다섯장의 카드가 선수들의 공동 소유 카드다. 자신의 카드 두 장에 공동 소유 카드 다섯 장을 혼합해 가장 높은 랭킹을 만들어내는 선수가 승자가 된다. 가장 높은 랭킹은 카드 다섯 장의 숫자가 A, K, Q, J, 10이면서 무늬가 같은 로열 스트레이트 플러시다.
김나현 기자 respir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