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트렌드를 통해 최근 1달간 검색량을 확인해보면 이 의원은 구글트렌드 평균지수가 40으로 보수진영의 차기 대선후보군인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34), 황교안 전 국무총리(22)보다도 높다.
보수 의원 중 검색어 1위 왜
내부보다 외부, 문 정부 비판
“국정운영 너무 못하니까 지적”
약자 아닌 강자 공략 주목 끌어
손학규에 “정체성 뭐냐” 직격탄
사이다 발언 보수층 환호하지만
잦은 당적 변경 “개인 우선” 시각도
②분명한 전선 형성=이 의원의 표적은 대부분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다. 간혹 같은 당 손학규 대표나 김관영 원내대표를 비판할 때도 명분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 ‘지나치게 협조적’이라는 이유다. 이 때문에 친박-비박, 바른정당계-국민의당계로 나뉜 내분 양상에 지친 보수층에게 긍정적 이미지를 주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 의원이 보수 정당에 뒤늦게 들어오다보니 그 이전에 벌어진 내전에 휩쓸릴 틈이 없었다”며 “친박 성향이든 비박 성향이든 유권자들이 이 의원의 말에 의도를 의심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③강자만 공격한다=재선인 이 의원은 청와대나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 등을 타깃으로 잡아 공세를 펴 왔다. 12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이 의원의 ‘정체성’을 문제삼아 공개 경고하자, 곧바로 다음날 “내 정체성은 반문(反文)인데 손 대표의 정체성은 무엇이냐”고 되받아쳤다. 자신보다 센 상대를 골라 싸우며 단기간에 주가를 높이는 ‘언더독’ 전략을 구사한 셈이다.
④대기업 경력=이 의원은 통합민주당→국민의당→바른미래당을 거치면서 ‘대세’를 추종하기보다 개인 경쟁력을 부각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변호사이면서 S오일·르노삼성자동차 등에서 일한 기업 경력이 전문가 이미지를 심는데 도움을 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보수 집권기 때 양지를 쫓아 국회에 들어와 ‘어보(어쩌다 보수)’라 불리는 고위 관료나 명망가 집단과는 차별성을 갖고 있다”며 “글이나 발언에 내공이 담겨있기 때문에 보수층을 끌어모은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이 의원이 보수의 대표 인기상품으로 자리매김 하려면 넘어야 할 고비가 많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우선 거침없는 언행이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왕왕 있다. 그는 지난해 한 방송사 기자와 통화에서 “밥하는 아줌마가 왜 정규직화가 돼야 하는 거냐”고 말했다가 이게 그대로 방송에 나가는 바람에 곤욕을 치렀다. 지난 5월엔 페이스북에 ‘김정은, 여당 최고 선대본부장’이라고 적었다가 지워 논란이 됐다.
잦은 당적 변경도 약점이다. 그가 예전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다가 최근 인터뷰에선 “역사가 평가할 문제”라고 말해 한 발짝 물러선 것도 논란의 대상이다. 개인의 정치적 입지를 넓히려고 ‘친정’을 앞장서 공격한다는 비난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남들은 야당에서 여당을 하고 싶어서 이동하지만 나는 정반대”라며 “자유시장경제와 민주공화정이라는 내 가치와 신념이 바뀐 건 하나도 없다. 다만 문재인 정부가 국정운영을 너무 못하니까 지적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나는 계파도 없고, 누구의 편을 들 이유도 없어 자유롭다”며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말하기 때문에 지지자들이 소신을 높게 평가해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나경원·이혜훈·조윤선 이후 신진 여성 보수 영입 성과 없어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이회창 키즈’로 한나라당에 영입된 케이스다. 이들은 당시 ▶서울대 출신 ▶30대 ▶여성이라는 공통점으로 ‘트로이카’를 형성했다. 이후 이들은 대중성을 갖춘 중진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정작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엔 보수진영이 여성 신진 영입과 여성 정치인 육성이란 측면에서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성운·성지원 기자 pirat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