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맨유전 후반 41분, 2-1로 앞선 맨시티는 하프라인부터 서서히 전진했다. 땅따먹기하듯 1분 55초 동안 조금씩 나아갔다. 44번의 패스 끝에 공을 잡은 일카이 귄도간이 ‘작품’을 마무리했다. 맨시티의 3-1 승리로 경기가 끝났다.
1970년대 맨시티에서 뛰었고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을 지낸 로드니 마시는 “진짜 완벽한 골”이라고 극찬했다. 게리 리네커 BBC 해설위원은 “상대(맨유)에게 지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맨시티, 라이벌 맨유에 3-1 승리
쐐기골은 44차례 패스로 만든 작품
모리뉴 만나 추락하는 맨유와 대비
과르디올라는 바르셀로나와 함께 스페인, 바이에른 뮌헨과 함께 독일을 차례로 접수했다. 이젠 영국에 상륙했다. 프리미어리그 3년 차인 그는 지난 시즌(2017~18) 우승 감독이다. 이번 시즌(2018~19)에도 개막 후 12경기 연속 무패(10승2무·승점32)로 팀을 선두에 이끌었다. 볼 점유율의 극대화, 강력한 압박, 골키퍼·수비수부터 시작되는 공격 등 그간 영국에선 볼 수 없었던 축구를 한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밀당의 고수’로도 유명하다. 이날 이겼는데도, 드리블 도중 불필요한 헛다리 짚기를 한 스털링을 경기 후 질책했다. 이어 “우리는 아직 발전할 부분이 많다”며 선수들을 다잡았다. 최근 수비수 벤자민멘디가 밤늦게까지 복싱경기를 보다 다음날 훈련에 지각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소리를 지르며 멘디를 훈련장에서 쫓아냈다. 그는 클럽하우스에서 선수들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쓰는 걸 금지했다. 피자도 먹지 못하게 한다. 대신 끊임없는 박수로 독려한다.
파리생제르맹 측면 수비수 다니엘 알베스는 최근 인터뷰에서 “바르셀로나 시절 과르디올라 감독 지도를 받는 게 성관계하는 것보다 좋았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이를 들은 과르디올라 감독은 “난 섹스를 더 좋아한다. 훨씬 더”라며 농담으로 받아쳤다. 영국 미러는 이를 인용해 “과르디올라 감독은 축구보다 성관계가 더 좋다고 했지만, 맨시티 선수들을 보면 과르디올라는 완벽한 최음제다. 라이벌 맨유를 상대로 섹시한 축구를 선보였다”고 평가했다.
축구에 관한 한 맨체스터의 주인은 맨유에서 맨시티로 바뀌는 형세다. 맨유는 현재 프리미어리그 8위(6승2무4패)다. 조제 모리뉴 감독의 전술이 통하지 않는다. 또 주급 7억원인 알레시스 산체스(30)의 영입은 실패로 결론 나는 분위기다. 특히 이날 맨유의 산체스와 후안 마타가 벤치에서 싱글벙글 웃는 모습이 중계카메라에 잡혀 맨유 팬들을 더욱 화나게 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