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CNN방송, AP통신 등 미국 언론과 현지 소방당국 경찰에 따르면 지난 8일 캘리포니아주 북부 뷰트카운티, 남부 말리부 주변, 남부 젠투라 카운티 등 3곳에서 대형 산불 3개가 발화했다. 각각 '캠프파이어' '울시파이어' '힐파이어'로 명명된 이 산불들은 나흘째인 이날까지 꺼지지 않고 있다. 산불은 서울시 면적 605㎢보다 넓은 800㎢ 이상의 산림과 시가지를 태웠다.
인명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현재 인명피해는 사망 25명, 실종 110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캘리포니아주 북부 뷰트카운티 파라다이스 마을 주변에서 23명, 남부 캘리포니아 말리부 인근에서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국 대변인은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산불이 처음 발화한 지난 8일과 비슷한 양상의 강풍이 불고 있다. 앞으로 24시간이 고비가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현지 소방당국은 시속 60km 이상의 강풍이 예측 불허로 불어대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고 시속 110km의 샌타애나 강풍이 변수가 되고 있다. 샌타애나 강풍은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사막 지역에서 시에라네바다산맥을 넘어 해안으로 부는 고온건조한 바람으로 '악마의 바람'으로 불린다.
여기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신주가 쓰러지거나 전력선이 끊어져 산불을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PG&E 등 현지 전력회사들도 산불 피해지역에 강제 단전 조치를 내릴 것을 검토하고 있다.
대릴 오스비 LA 카운티 소방국장은 현지 방송에 "우리 대원들이 생애에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악조건, 극한 조건에 맞서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립기상청(NWS)도 "기상 조건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캘리포니아에는 소방관 3000명이 배치돼 화마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소방당국은 동시다발로 일어난 대형산불 3개를 완전히 진압하는 데 3주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남 캘리포니아 LA 북서쪽 부촌 말리부 주변의 울시파이어는 현재 335㎢의 산림과 시가지를 태웠다. 이 불로 전소한 주택은 약 170채로 집계됐다. 현재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대피하거나 강제 대피령이 내려진 주민 수는 약 30만 명에 달한다. 북 캘리포니아에서 5만여 명이 대피했고 인구 밀집 지역인 남 캘리포니아에는 이보다 훨씬 많은 25만 명에게 대피령이 떨어졌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