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밤엔 1만8000여 석의 상하이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에서 미국 가수 머라이어 캐리, 태양의 서커스 팀 등이 출연한 광군제 전야제 갈라쇼가 화려하게 펼쳐졌다. 대만 출신 일본 개그우먼 와타나베 나오미가 박진감 넘치는 노래와 춤을 선보여 중·일 화해 분위기를 이어갔다. 내년 은퇴를 선언한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은 포용 메시지를 내놨다. 지난해 단편 무술 영화 공수도(功手道)에 출연했던 마윈은 택배 포장 기사, 의상 모델, 쇼핑 호스트 등 알리바바 생태계의 다섯 고수와 겨뤄 패배하는 영상으로 갈라쇼에 등장했다. 마 회장은 “패배가 기쁘다”며 “고객과 파트너, 직원이 강해진 것이 나의 최대 성공”이라고 말했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신기록
미·중 무역전쟁 속 내수 폭발세
마윈 “고객·파트너가 나의 성공”
한국산 매출 일본·미국 이어 3위
한국의 매출 성적도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해 독일에 역전돼 광군제 전체 매출 중 5위를 기록했던 한국은 11일 정오 기준으로 일본, 미국에 이어 3위로 선전했다. 이쳰(易騫) 티몰글로벌 부대표는 “A.H.C, 아모레퍼시픽 같은 한국 스킨케어 화장품 등이 큰 인기를 끌었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접목도 확연해졌다. 미디어센터 입구에는 지난달 항저우(杭州)에 1호점을 개장한 AI 호텔 페이주(飛猪·FLY ZOO) 쇼케이스를 선보였다. 안면 인식으로 체크인을 처리하고 로봇이 룸서비스를 대신하는 호텔이다. 알리지니로 불리는 AI 시스템, 안면 인식이 적용된 차이냐오(菜鳥) 택배 박스 등을 전시했다.
신유통 실험도 계속됐다. 알리바바의 신유통 수퍼마켓인 허마셴성(盒馬鮮生)은 온·오프, 마트와 물류, 매장과 레스토랑의 경계를 허물며 약 100개 매장이 행사에 참여했다. 이날 찾아간 하이퍼마켓 체인인 RT마트(중국명 다룬파·大潤發) 상하이 양푸(楊浦)점은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매장에서 온라인과 할인 행사를 실시간으로 선보이고 있었다.
프랭크 라빈 미국 전 상무부 차관보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올해 광군제 매출은 지난해보다 20~30% 성장할 것”이라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 보도를 완화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하루 거래 건수는 10억 건을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 8억1200만 건을 크게 넘는 14억 전 중국 인구 쇼핑에 근접한 수치다. 일명 ‘싱글데이’로 불리는 광군제는 알리바바가 2009년 커플들이 선물하는 발렌타인 데이에 대응해 싱글들에게 반값 할인을 표방하면서 시작한 쇼핑 축제다.
상하이=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