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중통령 자리를 놓고 벌써 선거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26대 중기중앙회장 선거는 내년 2월 말 치러진다. 아직 100일이나 남았다. 그런데도 유력 후보들이 거론되는 등 선거전이 뜨거워진 건 현직 프리미엄이 있는 박성택 회장(25대)이 지난 8월 임원회의에서 “새로운 인물이 회장으로 왔으면 한다”고 말하며 사실상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직 회장 두 명(18~19대 박상희, 23~24대 김기문)이 출마 채비를 갖춘 것도 영향을 미쳤다.
내년 2월말 선거 100여일 앞두고
현 회장 불출마, 전직 2명 출마설
문 대통령 해외순방·방북 때 동행
현 정부 들어 위상 강화 … 권한 막강
11일 현재 출마가 거론되는 후보는 5명(이하 성명 가나다 순) 정도 더 있다. 곽기영(63) 전기공업협동조합 이사장(보국전기공업 대표), 원재희(62) 폴리부틸렌공업협동조합 이사장(프럼파스트 대표), 이재광(59) 전기에너지산업협동조합 이사장(광명전기 대표), 이재한(55) 주차설비공업협동조합 이사장(한용산업 대표), 주대철(63) 방송통신산업협동조합 이사장(세진텔레시스 대표) 등이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중소기업을 위한 정부가 되겠다고 공언하고 여러 정책을 펼치면서 중기중앙회장의 위상이 더 올라갔다”며 “정부의 카운터 파트너인 중소기업청이 중소벤처기업부로 격상된 것도 중기중앙회 위상의 동반 상승을 이끌어냈다”고 전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 중기중앙회장은 대통령의 각종 해외 순방에서 경제5단체(전국경제인연합회·대한상공회의소·한국무역협회·한국경영자총협회·중소기업중앙회) 중 빠지는 일이 없을 정도다. 심지어 지난 9월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박성택 현 회장은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하기도 했다.
권한도 크다. 대표적인 것이 정회원인 600여 개 조합에 대해 감사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많은 중소기업인이 하고 싶어하는 부회장(25명)에 대한 임명권도 갖는다. 비상임 명예직이기 때문에 연봉은 따로 없지만, 특별활동비를 쓸 수 있다. 출범 7년 만에 자립 기반을 갖춘 홈앤쇼핑의 이사회 의장직도 맡는다.
게다가 보통의 중소기업인이라면 누릴 수 없는 정부 의전에서 국회의원급 예우를 받는다는 점이다. 그런 위상을 바탕으로 회장을 지낸 11명 중 6명(6~11대 김봉재, 12~14대 유기정, 16대 황승민, 17대 박상규, 18~19대 박상희, 22대 김용구)이 총선에서 당선돼 금배지를 달기도 했다.
22대 중기중앙회장에 이어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용구 전 회장은 “중기중앙회장은 중소기업을 하는 기업인 누구나 일생에 가장 명예로운 자리로 생각한다”며 “나 역시 국회의원을 할 때도 항상 중소기업 대표라는 마음가짐으로 활동했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