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와 남부에 대형산불 3개가 동시에 발화해 인명 재산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대형 산불은 각각 '캠프파이어', '힐 파이어', '울시파이어'로 명명됐다.
캘리포니아주 북부 '캠프파이어'
CNN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불은 지난 8일 오후 캘리포니아 북부 뷰트카운티에서 발화했다. 이 불은 대형산불 '캠프파이어'로 번져 카운티 내 파라다이스 마을을 집어삼켜 가옥 6700여 채가 불에 타고 전체 주민 2만6000여 명이 대피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나파·소노마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한 피해 규모를 뛰어넘는 것으로 캘리포니아 화재 역사상 최대 피해라고 소방당국은 말했다.
현재까지 뷰트카운티에서만 사망자 9명이 나왔다. 숨진 주민 9명 중 5명은 불길에 휩싸여 전소한 차량에서 발견됐고 3명은 집 밖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나머지 1명은 주택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경찰은 말했다.
소방당국은 전날 오후부터 밤사이에 긴급 대피한 주민 중 일부가 불길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했다. 코리호네아뷰트카운티 경찰국장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SNS에는 불길 속에서 차를 몰고 대피하는 주민들의 급박한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 현장 접근이 어려운 상태여서 사망자 확인에도 시간이 걸리고 있다.
스콧 맥린 캘리포니아 소방국장은 "소방관들이 불길을 잡으려고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워낙 강한 바람에 소방대는 수세적으로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데 주력했다"면서 "불에 전소한 주택 안에 주민이 있다면 사망자가 늘 수 있다"라고 말했다.
가옥에 있던 프로판 가스 등이 폭발해 곳곳에서 불기둥이 치솟고 있고, 전봇대가 쓰러지는 등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목격자 카렌 오데이는 AP통신에 "차를 타고 마을을 빠져나오는 데 여기저기서 폭탄이 떨어지듯이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라고 말했다.
스콧 로터 파라다이스 시의원은 "마을 전체가 불길에 휩싸였다. 엄청난 재앙"이라고 말했다. 현재 북 캘리포니아에서 산불이 뒤덮은 면적은 365㎢(9만 에이커)에 달한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서울시 면적(605㎢)의 절반이 넘고 면적이고, 여의도 제방 안쪽 면적의 100배 이상이다.
불에 탄 면적이 하루 사이에 3배 늘었다. 진화율은 9일 오후 현재 5%에 불과하다. 캠프파이어는 인근 치코 지역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특히 치코 쪽으로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어서 치코 주민 9만명에게도 추가로 대피령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캘리포니아주 샌터로사밸리 서쪽 '힐 파이어'
캘리포니아주 남쪽 '울시파이어'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