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모진 엑소더스 시작되나
CNN에 따르면 세션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존 켈리 비서실장으로부터 사임을 요청하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공로에 감사하며 잘 지내기를 바란다”고 올렸다. 물러난 세션스의 대행으로는 법무장관 비서실장 등을 지냈던 매슈 휘터커 변호사가 지명됐다.
트럼프 대통령 앞서 “보통 중간선거 이후 변화 거쳐 , 관례”
매티스 등 6명 줄줄이 사임 예고…내부 혼란 가중 우려
세션스 장관은 오랜 기간 상원의원으로 재직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3월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 특검수사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히면서 대통령과 사이가 틀어졌다. 지난 9월 의회 전문 매체 더 힐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내겐 법무부 장관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줄줄이 사임 예고…“최소 6명 떠날 것”
그간 선거 역풍을 우려해 미뤄왔던 개각 카드를 꺼내 든 것은 하원을 민주당에 내준 만큼 향후 국정 장악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란 분석이 나온다. CNN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고문들과 내각에서의 전면적인 변화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최소 6명 가량이 떠날 가능성이 있는데 그중 3명은 세션스, 매티스(국방장관), 닐슨(국토안보부 장관)”이라고 보도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사임 의사를 밝힌 상태다.
미 이민정책을 관리하는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은 불법 이민자 단속 등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단 이유로 교체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가 트럼프 정부의 실세 중 하나인 켈리 비서실장의 충실한 심복인 탓에 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은 끊임없이 경질설이 나돌았던 인물이다. 각종 현안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충돌한 탓이다. 지난달 미 CBS 방송의 시사프로그램 ‘60분’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겨냥, “민주당원”이라고 표현하면서 “그가 떠날지도 모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둘 사이가 ‘마모된 관계’(뉴욕타임스)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이례적 수준 물갈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2년간 수시로 행정부 관료를 물갈이해왔다. 이 같은 조기 이탈 사태는 전례를 찾기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14개월간 백악관과 내각 참모진 21명 가운데 9명이 최소 한 번씩 교체됐다면서 이는 빌 클린턴(3명), 버락 오바마(2명), 조지 W 부시(1명) 등 이전 정부와 비교했을 때“이례적”이라고 밝혔다.
비영리 단체인 공공서비스를 위한 파트너십의 맥스 스티어 대표는 “행정부 초기 백악관과 내각에서 이 같은 급진적인 변화는 전례가 없다”며 “분열은 매우 중대한 문제다. 리더를 잃으면 조직 전체에 캐스케이드 효과(cascade effect·폭포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WP는 대대적인 내각 및 참모교체가 이뤄질 경우 높은 이직률과 내부 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성을 높이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특히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게 된 만큼 본격적으로 행정부 견제에 나서면 공석을 채우는 일이 쉽지 않고 백악관 내 혼란이 더욱 커지게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