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파운드(90㎏)는 빼야 할 것”
“아이큐가 낮은 거다”
“자제력 없는 밑빠진 괴물”
이런 막말을 퍼부은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막말의 대상은 모두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들이다. 그러나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을 ‘의장님’이라고 불러야 할지 모른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최근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 6일(현지시간)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하면서 전망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 의회에선 다수당이 상임위원장을 싹쓸이 맡는 게 관례이고 ‘막말’ 굴욕을 당한 의원들 모두가 상임위원장 유력 후보들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의원들에 "아이큐 낮다" "몸무게 빼야" 조롱
하원 내주면서 주요 상임위원장으로 맞닥뜨리게 돼
폴리티코 "백전노장들, 트럼프 내각 긴장시킬 것"
이 가운데 첫 여성 금융서비스위원회 의장이 유력시되는 맥신 워터스(80·캘리포니아) 의원은 민주당 내 대표적인 ‘트럼프 저격수’다. 중간선거 직전 트럼프 열성 지지지가 ‘폭발물 소포’로 위협한 민주당 주요 인사 10명 중 한명이기도 하다. 워터스 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이민자 무관용 정책에 항의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는 각료들은 식당뿐 아니라 주유소와 백화점도 이용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무관용' 캠페인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런 그를 향해 트럼프 대통령은 “아이큐가 낮다”고 조롱해 흑인 의원에 대한 인종차별적 발언이라는 비판을 산 바 있다.
고도비만으로 인한 감량 수술까지 받은 제럴드 내들러(78·뉴욕)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몸무게 비아냥 수모를 당했다. 그가 트럼프의 이민정책을 반대하고 탄핵 가능성을 거론하는 등 날을 세웠기 때문이다. 폴리티코는 내들러 의원이 하원 법사위원장이 유력시된다고 전망했다. 트럼프가 “자제력 없다”고 조롱한 연방 검사 출신의 아담 쉬프(58·캘리포니아) 의원도 정보위원장 물망에 올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하원의 견제를 의식한 듯 선거 결과가 나온 7일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의 의회 조사권 행사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그는 "민주당이 하원 차원에서 우리를 조사하겠다며 혈세를 낭비할 생각이라면 우리도 마찬가지로 모든 기밀 정보 유출과 그 외 추가 사항들에 대해 그들을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