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KDI는 6일 내놓은 ‘KDI 경제전망(2018년 하반기)’을 통해 “우리 경제는 내수 경기가 둔화하는 가운데, 수출 증가세도 완만해질 것”이라며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당초 예상보다 낮췄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통화기금(IMF), 한국은행 등 국내외 경제기관들이 한국의 성장률을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KDI, 한국 성장률 올해와 내년 2.7%와 2.6%로 전망
"설비투자 감소세 빨라...건설투자 부진도 지속"
고용 증가폭 올해 7만명 예상...2009년 이후 최저
청와대 '장밋빛 전망' 과 달라..."단기간 성장률 회복 어려워"
경기도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자동차와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스1]
실업률은 올해와 내년 모두 3.9%가 될 거로 KDI는 내다봤다. 5월 전망(올해와 내년 모두 3.7%)보다 0.2%포인트 씩 올렸다. 이럴경우 실업률은 2001년(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 된다. 이처럼 고용 사정이 나빠진데 대해 KDI는 제조업 구조조정, 서비스업 부진과 함께 ‘기업의 노동비용 부담을 높일 수 있는 임금 및 근로시간 관련 정책의 단기적 부작용’을 원인으로 꼽았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근로시간 단축과 같은 정책이 고용 악화의 한 원인이라고 적시한 셈이다.
KDI는 민간소비 증가율도 올해 2.6%, 내년 2.4%로 5월 전망(올해 2.8%, 내년 2.6%)대비 0.2%씩 낮췄다. 전반적인 경기 불확실성 확대와 함께 대출 규제, 주식 등 자산가격 하락이 소비에 악영향을 끼칠거라는 분석이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이는 청와대의 시각과 배치된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ㆍ정ㆍ청 협의회에서 “(경제 성장률이) 여전히 2% 후반의 잠재성장률 수준에 이르고, (이는)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정부가 흔들림 없이 추진해 온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의 실질적인 성과를 국민께서 체감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DI를 비롯한 국내외 기관과 사뭇 다른 청와대의 ‘장밋빛 전망’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올해 설비투자 부진이 내년 생산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낙관적인 시각 하에 현재와 같은 ‘재정 풀기’에만 의존하면 경기 상황은 나아질 수 없다”고 말했다.
여야정협의체, 얘기 듣는 장하성 정책실장 [연합뉴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