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6일(현지시간)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대선 전략이었던 반난민 캠페인에 다시금 올인하고 있다. 29일엔 미군 북부사령부가 중미 이민자 행렬(캐러밴)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멕시코 국경에 병력 5200명을 배치한다고 발표했다. 이미 국경 순찰에 추가 지원된 국경수비대 2000여 명과는 별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윗에 “많은 갱 조직원과 일부 매우 나쁜 사람들이 그들(캐러밴) 속에 섞여 있다”며 “이건 우리나라에 대한 침략(invasion)이다. 우리 군대가 당신들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극우 보우소나루, 브라질 장악
메르켈 퇴장에 유럽도 불확실성
트럼프, 군병력 5200명 국경 파견
중간선거 앞두고 이주자 차단
때문에 트럼프의 강경 대응이 최근 잇따랐던 극우 테러 책임론에 대한 ‘반격’ 차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반(反) 트럼프 진영 인사들을 겨냥했던 폭발물 소포 테러 범인은 공화당원이자 트럼프 열성 지지자로 밝혀졌다. 또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 총기 난사사건(사상 17명), 켄터키주 수퍼마켓 총격사건도 모두 인종 증오 범죄로 추정된다. 트럼프 진영이 우파 극단주의를 조장했다는 비판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정치적 이득을 위해 대통령이 군을 이용하는 것”(NYT)이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같은 아웃사이더·포퓰리스트 정치인에 대한 열광은 지난 28일 남미 최대 국가 브라질 대선에서도 되풀이됐다. 중남미 좌파의 상징이었던 노동자당(PT) 후보를 누르고 승리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역시 기존 정계의 부패, 경제난을 공략하는 한편 반난민 구호를 앞세웠다. 앞서 아르헨티나·칠레 대선에서도 잇따라 우파 후보가 승리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남미를 휩쓸었던 ‘핑크 타이드(좌파 정권의 물결)’의 몰락이다.
프랑스와 네덜란드·헝가리·폴란드 등 다른 유럽 국가와 마찬가지로 독일에서도 중도 좌·우파 기성 정당이 몰락하고 극우나 좌파 색채가 뚜렷한 정당이 부상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앞서 극우파가 부상했던 오스트리아에선 중도 우파와 극우가 집권 연정을 꾸렸다. 이탈리아에서도 극우 동맹당과 포퓰리즘 오성운동이 동거정부를 구성했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에서 만약 AfD와의 연정이 구성된다면 혼란은 불가피하다. AfD가 유로화와 EU에 회의적일뿐 아니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세계화에 대해서도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독일이 과거보다 국수주의로 기울 여지가 높다고 분석했다. 관건은 ‘포스트 메르켈’이 누구냐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외교에 대한 대응도 주도했던 메르켈 시대의 종언은 서방이 불확실성의 시대로 접어드는 전조이자 트럼피즘의 ‘유럽 제패’ 전주곡이 될 가능성이 있다.
여성비하 ‘중남미 두테르테’ 여성들 치안 공포에 찍었다
하지만 브라질 여론조사기관 다타폴랴에 따르면 여성 유권자들의 보우소나루(42%) 지지는 경쟁 후보인 페르난두 아다지(41%)와 차이 없었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는 가장 큰 원인으로 ‘치안 공포’를 들었다. 브라질에선 지난 10년간 55만3000명이 살해당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한 숫자만 지난해 1133명이다. 지난해 성폭행 당한 여성도 6만 명이나 된다. 이 때문에 43%의 여성이 사형제에 찬성하는 등 보우소나루식의 우파 가치에 동조하고 있다. 포린어페어스는 “한때 남미 페미니즘을 선도했던 브라질 여성 82%가 낙태 합법화를 반대하는 등 보수화·반페미니즘이 뚜렷해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런던·뉴욕=김성탁·심재우 특파원,
서울=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