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팀 팀장인 일본인 요시카와 쇼이치(吉川庄一·1935~2010년) 박사는 도쿄대 수재로 매사추세츠 공대(MIT)에서 핵융합 연구 선구자인 데이비드 J 로즈(1922~85년) 교수에게 배웠다. 61년 박사 학위를 받고 PPPL에 와서 스텔라레이터 실험에 전력투구했다. 73년 도쿄대 교수로 갔지만 76년 프린스턴대로 돌아와 연구를 계속하다 2000년 은퇴했다. 핵융합 연구는 이렇게 장기 투자와 연구, 그리고 집념이 필요한 분야다.
정근모, 과학기술이 밥이다 - 제131화(7572)
<24>한국에 핵융합 연구소 설립 꿈
A팀장인 일본인 요시가와 박사
B팀 신참인 나와 ‘한일간 경쟁’
경쟁 격려 삼아 연구열정 쏟아
고등연구소선 과학 엄밀성 배워
한국 고등연구소·핵융합연구소 꿈
과기처장관 시절 설립해 현재 연구중
프린스턴서 고교선배 이휘소 박사 만나
그렇게 핵융합 연구로 바쁜 시간을 보냈지만, 프린스턴 고등과학원의 목요 학술 세미나에는 잊지 않고 참석했다. 세계 최고 이론 과학자들의 논문 발표를 들었고, 날카로운 질문으로 이를 세밀히 검증하는 로버트 오펜하이머 박사를 보며 과학의 엄정함을 배울 수 있었다. 이런 프린스턴 생활에서 나는 두 가지 꿈을 꾸게 됐다. 언제고 조국인 대한민국에 고등과학원을 설립해 최첨단 이론연구의 장을 만들겠다는 것이 그 하나다. 핵융합연구 중심센터도 세워 후배 과학자들이 장기적으로 실험을 진행하며 세계 연구의 최첨단에 서게 하겠다는 결심도 다졌다.
프린스턴에서의 꿈은 서울 홍릉 과학단지에서 이론과학의 최첨단 연구소로 발전 중인 한국고등과학원(KIAS)과 대덕에 설립돼 이미 상당한 성과를 낸 국가핵융합연구소(NFRI)로 실현됐다. 94~96년 두 번째 과학기술처 장관 재직 시 뚝심 있게 추진한 결과다. 이렇게 과학기술 연구투자를 꾸준히 하면 과학 분야 최고로 인정받는 수학의 필드상이나 물리학·화학·생리의학의 노벨상도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또 그 어려운 핵융합의 길을 대덕에서 일하는 젊은 과학자들이 끝내 이룰 것으로 믿는다.
이런 큰 영감을 준 프린스턴에서 나는 잊을 수 없는 인물을 또 한 명 만났다. 한국인 소립자 물리학자 이휘소(1935~77년) 박사다. 이 박사는 내겐 고교와 대학 선배다.
채인택 국제전문기자, 황수연 기자 ciimccp@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