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장면세점이 문을 열면 해외 여행객의 면세점 쇼핑이 편리해진다. 지금까진 출국할 때만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어 해외여행 기간 내내 면세점에서 산 물품을 가지고 다녀야 했다. 부피가 크고 깨질 가능성이 있는 주류나 화장품 등은 특히 휴대가 불편하다.
인천공항 내년 5월 개장 준비 시작
중국·일본 2년새 20여 곳 허용
한국 가세하면 3국 경쟁 체제로
“면세품 한도 현실화해야” 주장도
정부가 입국장면세점을 허용한 또 하나의 이유는 인천공항과 경쟁 중인 주변국의 주요 공항이 입국장 면세점을 잇따라 도입하거나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도쿄 나리타 공항 내 3개 터미널에 5개의 입국장면세점을 오픈했고, 중국은 기존에 운영 중인 베이징과 상하이(上海) 공항의 입국장면세점 외에 19개의 입국장면세점을 2016년 추가로 허용했다.
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이제 한·중·일 3개국이 입국장면세점을 놓고도 경쟁을 벌이게 됐다”며 “인천공항 입국장면세점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매장 크기를 키우고, 판매 품목도 다양하게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중국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공항과 일본 도쿄 나리타 공항을 현지 취재한 결과, 매장 면적이 크고 일반 면세점에서 파는 전 품목을 똑같이 파는 서우두 공항 입국장면세점이 주류와 담배만 파는 나리타공항 입국장면세점보다 훨씬 손님이 많았다. 서우두 공항 입국장면세점에서 만난 중국 관광객 자오쿤(46)은 “출국할 때 물건을 가지고 나갈 필요가 없어 편리하기 때문에 입국장면세점을 주로 이용한다”고 말했다.
입국장면세점이 생기면 비행기에서 내린 사람들이 쇼핑하는데 시간을 많이 소비해 공항이 혼잡해질 것이란 예상도 있다. 그러나 서우두 공항과 나리타 공항 현지 취재 결과 탑승객의 짐이 수하물 수취대에 도착하기도 전에 대부분의 사람이 쇼핑을 마쳐 짐 찾는 시간이 길어지거나 하는 일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주헌 차의과대학 데이타경영학과 교수는 “내국인이 면세품을 살 수 있는 금액 한도도 일본과 중국에 비해 크게 낮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면세한도의 경우 일본은 20만엔(약 203만원)이고 중국도 8000위안(약 131만원)인데 반해 한국은 600달러(약 68만원)이다.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입국장면세점이 해외 여행객에게 편리함을 제공함은 물론 관광수지 개선, 내수 진작, 일자리 창출 등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