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장품 시장은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다. 특히 성장률은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2년 39조8000억원이었던 시장은 지난해 57조8000억원으로 5년 만에 45% 커졌다. 올해는 60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화장품 마케팅 주춤한 사이
중저가 시장은 중국 브랜드에
고가 시장은 명품 브랜드에 내줘
업체들, 중동·유럽 진출로 활로
중국 로컬 브랜드는 화장품 전문 매장의 확대 바람을 타고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중국 전국에 화장품 전문 매장은 약 15만 개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왓슨스·세포라 같은 글로벌 H&B 매장뿐 아니라 자오란자런(嬌蘭佳人) 같은 중국 업체들도 커지고 있다. 자오란자런은 지난해 매장 수가 전국 1600여개인데 2020년 1만개를 목표로 확장 중이다. 중국 밀레니얼 세대(1980년~2000년에 태어난 세대)가 뷰티 전문 매장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중국 내 뷰티 시장에서 백화점의 시장점유율은 2012년 각각 30.1%에서 지난해 25%로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뷰티 전문매장은 14.7%에서 16.2%로 확대됐다.
중국 내 중저가 화장품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중가 브랜드는 매출 하락을 피하기 어려웠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은 이니스프리·라네즈·마몽드 등 중가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80%다. LG생활건강은 지난 5월 중국에서 중가이면서 단일 브랜드 매장인 더페이스샵의 오프라인 매장을 모두 철수했다. 대신 중국 내 뷰티 전문 매장에 입점해 비용을 줄였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그간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중국 시장을 확대해오다 보니 높은 비용에 따른 부담이 컸다.
고가 시장에서는 로레알·에스티로더·시세이도 등 글로벌 브랜드가 약진하고 있다. 특히 시세이도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제품 가격을 20% 낮추면서 매출액이 늘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 화장품 산업 내 K-뷰티의 일시적인 공백으로 인한 수혜로 시세이도가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을 확장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시장 변화에 따라 국내 화장품 업체들은 중국에서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드는 온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티몰 등에 마케팅을 확대중이다. 중국을 넘어선 시장 다변화도 절실해졌다. 아모레퍼시픽은 미국에 이어 캐나다·홍콩·오세아니아 등으로 진출 국가를 늘려나가고 있다. 중동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에뛰드하우스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1호점을 열었다. LG생활건강은 일본·미국 등에 이어 올해는 프랑스 등 유럽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성화선 기자 ss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