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해 나온 세금, 문화사업에 써야"
2015년 담뱃값(2500→4500원)이 2000원 오르면서 담배에 붙는 담배부담금도 1갑당 354원에서 841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에 따라 담배부담금은 2014년 1조 6284억원에서 2015년 2조 4757억원, 2016년 2조 9630억원으로 급증했다.
문화예술위는 해당 자료를 통해 “담배 가격 인상에 따른 조세 수입의 확대 분은 국민이 보다 건강한 삶을 추구할 수 있도록 지출할 필요가 있다”며 “문화예술 진흥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담배로 인한 사회적 피해 완화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담뱃세 쪽서 끌어올 재원, 연간 1000억 원대
담뱃세에 손을 벌리게 된 것은 문체부가 관리하는 ‘문화예술진흥기금’이 곧 바닥이 날 위기이기 때문이다. 1973년부터 운영한 문예 기금은 공연장ㆍ박물관ㆍ영화관 등의 입장료에 부과하던 모금 방식이 2003년 위헌 결정으로 폐지되면서, 2004년 5000억원을 웃돌던 잔고가 매년 줄어 지난해 말 545억원만 남았다.
복지부는 반대…흡연자vs예술인 갈등 우려
실제로 올해 예산편성 과정에서도 체육 및 관광 기금을 각 500억원씩 전입해 급한 불은 껐지만, 결국 안정적인 재원 확보 차원에서 담뱃세를 대안으로 찾은 것이다. 실제 호주와 미국 일부 주에선 담뱃세를 기반으로 문화예술을 지원하는 사례가 있다.
그러나 기금을 관리하는 보건복지부는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복지부는 “2018년도 국민건강증진부담금(2조9000억원)보다 사업비 지출 규모가 더 큰 상황”이라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또 담뱃세에서 나온 기금은 국민건강증진을 위해 써야 한다고 되어 있어, 문화예술 분야에 재원을 활용하는 것은 그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정치권에선 흡연자와 문화예술인의 시각차에 따른 사회 갈등을 우려하고 있다. 김 의원은 “담뱃세 재원을 문화예술기금으로 조성하는 부분은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와 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며 “국민적 갈등으로도 번질 수 있어 다각적인 의견 수렴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