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까지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었던 오승환은 지난 2014년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했다. 한신 타이거즈에서 2년 동안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뒤 2016년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이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2016~17년)와 토론토 블루제이스(2018년), 그리고 콜로라도 유니폼을 차례로 입었다. 일본에 이어 미국까지 5년 동안 해외 생활을 하면서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김동욱 스포츠인텔리전스그룹 대표는 23일 "지난해부터 오승환이 힘들고 지친 기색을 보였다"고 전했다.
오승환은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던 2016년부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76경기(79와 3분의 2이닝)에 나와 6승3패, 14홀드, 19세이브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1.92. 당시 세인트루이스 부동의 마무리 투수였던 트레버 로젠탈을 제치고 소방수 역할을 맡아 '파이널 보스'란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2년 차인 지난해에는 평균자책점이 4.10으로 치솟았다. 62경기(59와 3분의 1이닝)에 출전해 1승6패, 7홀드, 20세이브를 기록했다. 결국 세인트루이스를 떠나 새로운 팀을 찾았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마음고생을 했다. 지난겨울 오승환의 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올해 2월 초가 돼서야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 소식이 들렸는데, 텍사스는 계속 발표를 미뤘다. 당시 현지 언론은 "오승환의 팔꿈치 염증으로 계약이 무산됐다"고 전했다.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은 시즌을 보내면서 심신의 피로도 컸다. 하지만 에이전트인 김동욱 대표는 "오승환은 내년에도 콜로라도에서 뛸 것"이라고 강조했다. 콜로라도와 계약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오승환은 지난 2월 토론토와 1+1년 최대 750만 달러에 계약하며 '70경기 이상 등판하면 계약을 자동 연장한다'는 조항을 넣었다. 콜로라도는 지난 7월 26일 트레이드로 오승환을 영입하며 이런 '계약 내용'을 이어받았다. 올해 토론토와 콜로라도에서 총 73경기를 뛴 오승환은 내년에 콜로라도와 계약이 자동 연장된다. 이 계약에 따르면 오승환의 내년 시즌 연봉은 250만 달러(약 28억 원)다. 오승환은 몸값에 비해 활약이 뛰어난 투수다. 콜로라도로서는 놓치고 싶지 않은 선수다.
콜로라도 지역 언론인 덴버 포스트는 제프 브리디치 콜로라도 단장의 입을 빌려 "오승환의 말은 2019년 한국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경력을 마감하고 싶다는 이야기에 더 가깝다"며 "오승환이 현재 계약 조건을 존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내년에도 오승환이 콜로라도에서 뛸 것이고, 콜로라도 구단이 오승환을 풀어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의미다.
만약 오승환이 한국에 돌아온다면 삼성 라이온즈로 복귀해야 한다. 오승환은 자유계약선수(FA)로서 해외에 진출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승환은 삼성과 계약하거나, 삼성이 보유권을 풀어줘야 한다. 또한 KBO는 지난 2016년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벌금형 처분을 받은 오승환에게 'KBO리그에 복귀할 경우 해당 시즌 총경기 수의 50% 출장정지 징계'를 내렸다. 올 시즌 기준으로는 72경기에 나설 수 없다. 삼성 관계자는 "오승환의 복귀 의지를 언론을 통해 처음 들었다. 당연히 오승환이 원하면 만날 수는 있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