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승제) 4차전에서 한화를 5-2로 이겼다. 시리즈 전적 3승1패의 넥센은 2014년(준우승) 이후 4년 만에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다. 넥센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KIA를 한 경기로 끝냈고, 준PO도 4경기로 마무리했다. 넥센은 그 덕분에 휴일을 사흘이나 얻었다. 정규시즌 2위 SK 와이번스와 넥센의 PO(5전3승제) 1차전은 27일 오후 2시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다.
넥센, 한화 꺾고 플레이오프 진출
4회 등판 안우진 무실점 호투
쐐기 2루타 임병욱은 준PO MVP
27일 인천서 SK와 PO 1차전
4차전 승리 주역도 겁 없이 그라운드를 누빈 젊은 선수들이다. 장정석 넥센 감독이 “넥센의 미래”라고 말한 좌완 선발투수 이승호(19)는 4회 1사까지 2실점으로 버텼다.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이정후 대신 좌익수로 투입된 김규민(25)은 1-2로 뒤진 4회 말 2타점 역전 결승타를 때렸다. 2차전에서 스리런 홈런 2방을 터트렸던 임병욱(22)은 8회 말 승부에 쐐기를 박는 2타점 2루타를 날렸다. 임병욱은 기자단 투표에서 준PO 최우수선수(MVP·74표 중 49표)에 선정됐다.
우완 정통파 안우진은 키 1m91㎝, 90kg의 좋은 체격에서 최고 시속 154㎞의 빠른 공을 던진다. 2018 신인 1차 지명에서 넥센의 선택을 받은 그는 구단 역대 최고 계약금(6억원)을 받았다. 고교 시절 폭행사건으로 50경기 출장 징계를 받은 탓에 뒤늦게 1군 마운드에 섰다.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2승 4패 1홀드, 평균자책점 7.19로 부진했다. 장 감독은 준PO에서 그를 ‘조커’로 활용했는데, 2승을 따내며 보답했다.
정규시즌 4위 넥센은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단단한 짜임새를 보여줬다. 넥센 선수들은 모자에 숫자 20, 29를 적고 그라운드를 누빈다. 부상으로 이탈한 투수 최원태(20), 외야수 이택근(29)의 등 번호다. 3차전부터 51도 추가됐다. 준PO 2차전에서 다이빙캐치를 하다 어깨를 다쳐 뛸 수 없게 된 이정후의 등 번호다. 외국인 타자제리 샌즈까지 “내가 직접 번호를 썼다”고 했다. 이정후는 더그아웃에서 밝은 얼굴로 동료들을 응원했다.
올 시즌 한화의 질주는 준PO에서 끝났다. 한화는 지난겨울 프랜차이즈 출신 한용덕 감독과 장종훈·송진우 코치를 영입해 새롭게 판을 짰다. 특급 FA(자유계약선수)나 거물급 외국인 선수 영입은 없었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정규시즌 3위에 오르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김식·김효경 기자 see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