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메일 해킹 당해 … 10년 넘게 쓴 개인 계정

중앙일보

입력 2018.10.2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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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와 스캔들로 주목받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이메일 계정이 해킹 당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이 지사 측에 따르면 이 지사는 지난달 7일 그동안 자동 로그인 상태로 사용해 오던 대형 A포털사이트 메일함에 접속을 시도했으나 비밀번호가 변경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이 지사는 휴대전화 인증을 통해 임시 비밀번호를 부여받아 메일함에 접속한 뒤, 누군가 지난 8월 31일 낮 자신의 이메일 계정에 접속해 비밀번호를 변경한 것을 확인했다. 이 ‘해커’는 이 메일 주소를 이용해 A포털사이트보다 규모가 더 큰 B포털사이트 측의 이 지사 이메일 계정의 비밀번호 변경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해커는 임시 비밀번호를 부여 받기 위해 B포털사이트 측에 이 지사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기재한 ‘싱가포르국립대학교 이재명 교수’라는 운전면허증을 첨부, 제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지사 측 “누가 8월에 비번 바꿔”
‘싱가포르대 이재명’ 신분증 내며
다른 포털 계정도 비번 변경 시도

하지만 B포털사이트 측은 해외 인터넷망을 경유해 요청된 비밀번호 변경 시도에 ‘첨부된 신분증이 위조됐을 가능성이 있어 임시 비밀번호를 발급할 수 없다’는 답변을 A포털사이트 이메일 계정으로 전송했다. 이 지사는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 A포털사이트 고객센터에 당일 신고하고, 며칠 뒤 B포털사이트 쪽에도 해커가 임시 비밀번호를 발급 받기 위해 당시 첨부했던 위조 신분증 사진, 처음 해킹을 시도한 IP주소, 해당 해커가 같은 IP로 활동한 내역 등을 요청했다.
 
이에 A포털사이트 측은 이 지사 측에 “해킹 과정을 잘 모르겠다”며 사이버수사대 등에 수사 의뢰하도록 안내했다. B포털사이트 측은 제출받은 운전면허증의 위조 가능성이 있어 임시 비밀번호를 발급해주지 않았다는 답변을 지난 19일 이 지사 측에 전달했다. 이 지사 측은 “A포털사이트 메일계정 해킹 당시 사용한 IP는 ‘서울 한강’ 정도로만 나오는 것으로 미뤄 해커가 이 지역 공용 와이파이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해킹 당한 이메일은  이 지사가 10년 넘게 사적 용도로 사용한 계정이어서 더 주목 받고 있다. 이 지사 측은 “A포털사이트 메일함에는 이 지사가 지인들과 사적으로 주고 받은 내용이 들어 있는데 어떤 자료가 유출됐는지는 수사가 진행되어야 확인 가능할 것”이라며 “이 지사가 이 계정으로 제보를 받는 경우도 있어 ‘민감한 내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해킹이 중국 해커들의 소행일 가능성도 있지만, 이 지사를 타깃으로 한 의도적인 해킹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 측은 “이번 주 이메일 해킹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수원=전익진·최모란 기자 ijj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