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ㆍ유럽 9년간 공동연구 성과...베피콜롬보, 7년간의 항해 시작
ESA와 JAXA는 19일(현지시각) 오후,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수성 탐사선 2기를 실은 로켓 아리안5를 발사했다. 탑재된 탐사선 2기의 이름은 JAXA의 '미오'와 ESA의 'MPO'로 알려졌다.
JAXA는 "로켓은 정상적으로 비행해 발사 26분 47초 후에는 2개의 탐사선을 정상적으로 분리했다"며 "발사가 성공했다"고 밝혔다. 2기의 탐사선이 동시에 수성 궤도에 투입되는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로, 7년 후인 2025년에 수성에 도착해 공동 관측을 하게 될 계획이다.
공동 우주탐사 계획, ‘어깨높이’ 비슷해야 가능...韓, 달 우주정거장 건설에 참여해야
ESA와 JAXA가 함께하는 베피콜롬보 프로젝트는 2009년 11월 승인돼 약 9년에 걸친 공동 개발 과정을 거쳤다. 황진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책임연구원은 “JAXA가 ESA와 공동으로 우주 탐사선을 개발한 것이 최초이긴 하지만, 우주 탐사가 가능한 기술적 반열에 오른 국가들은 일상적으로 이 같은 협력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정보 공유를 통해 우주 산업에 투입되는 비용을 줄이고, 자국의 기술 발전을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일본은 국제우주정거장(ISS) 건설 당시에도 ISS 내에 우주인들이 체류하며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과학실험실 모듈 ‘키보’를 제공하는 등 국제 우주 개발계획에 활발히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왔다. 황 연구원은 “우주탐사선을 공동개발하는 프로젝트 등은 개발 주체의 역량이 비슷한 수준에 도달했을 때 이뤄질 수 있다”며 “한국은 이 같은 우주탐사 계획에 참여하기는 아직 부족하지만, 현재 미항공우주국(NASA)이 참여를 제안해 온 달 궤도 플랫폼 게이트웨이(Lunar Orbital Platform-Gateway)’ 구축 등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구의 과거 밝혀줄 열쇠...지구형 행성 중 가장 탐사 부족
2008년 우주인개발단장을 맡았던 최기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수성은 암석으로 이뤄져 있는 '지구형 행성' 중 가장 탐사가 적게 이뤄진 행성”이라며 “특히 대기가 희박해 기상활동이 적은 만큼, 태양계 행성의 원초적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화성과 금성이 온실효과로 변해갈 ‘지구의 미래’ 라면, 수성은 '지구의 과거'를 간직하고 있다”며 “지구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수성 탐사의 의의를 설명했다.
한편 JAXA는 지난 9월 ESA와 협력 연구를 통해, 소행선 탐사선 ‘하야부사2’를 소행성 '류구' 상공에 성공적으로 접근, 관측 로봇을 표면에 착륙시킨 바 있다. 최 연구원은 “한국 역시 최근 인공위성 제작 기술ㆍ발사체 기술 발전으로 우주개발 분야에서 국제사회가 관심을 두고 있는 협력 대상국이 됐다”며 “국제공동 프로젝트에 참여함으로써 자국 기술 발전을 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