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금리 연 5% 눈앞
코픽스는 국내 8개 시중은행이 예·적금, 은행채, 상호부금, 주택부금, 양도성예금증서(CD) 같은 수신상품에 매긴 금리(조달금리)를 가중평균한 지표다. 조달금리 상승·하락에 따라 오르내리는데 은행은 변동 대출 금리를 산정할 때 이 지수를 반영한다.
바뀐 코픽스는 16일부터 대출시 적용된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변동 금리도 줄줄이 상승하게 돼 연 5%에 바짝 다가섰다. 은행의 코픽스 연동 대출 금리는 보통 신규 기준 0.03%포인트, 잔액 기준 0.01%포인트 오른다.
신한은행의 신규 기준 코픽스 연동 대출 금리는 현행 연 3.15~4.50%에서 16일부터 3.18~4.53%로 0.03%포인트 상향 조정된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의 신규 코픽스 연동 대출 금리도 같은 폭으로 올라 16일 이후 각각 3.23~4.23%와 2.83~4.45%로 높아진다.
다만 KB국민은행의 신규 코픽스 연동 대출 금리는 3.34~4.54%에서 3.35~4.55%로 0.01%포인트만 오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내부 조정에 따라 가산금리 0.02%포인트 인하분을 이번에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6일 이후 적용되는 잔액 기준 코픽스 연동 대출 금리는 국민 3.57~4.77%, 신한 3.20~4.55%, 우리 3.30~4.30%, 농협 2.90~4.52% 등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이후 연 1.5%로 묶여있지만 시중 금리 상승세에 따라 대출 금리는 꾸준히 오르는 중이다.
앞으로도 금리는 계속 오를 가능성이 크다. 당장 15일부터 다주택자나 고소득자에 대한 전세대출 보증 제한 정책이 시행되기 시작했다. 이달 중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의 강화와 은행권 대출 총량 규제 등도 예고된 상태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시중 금리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한은은 당장 18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를 연다. 이에 관련해 김지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 좀 더 매파적(긴축적)인 신호를 보낼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추가적인 (시중) 금리 상승에 유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연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하다”며 “이달 또는 다음 달 등의 시점이 문제일 뿐”이라고 짚었다.
금리가 오르면 1500조에 육박하는 가계부채의 위험성도 덩달아 커진다. 한은이 집계한 가계 빚(가계신용)은 지난 6월 말 현재 1493조원에 이른다. 더구나 8월 기준 은행이 가계에 내준 대출 잔액 가운데 70.0%는 시중 금리 상승 충격에 바로 노출되는 변동 금리 대출이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