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준 두산은 주요 개인 타이틀도 싹쓸이했다. 두산 4번 타자 김재환은 44홈런, 133타점으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이로써 1995년 김상호, 1998년 타이론 우즈에 이어 역대 3번째로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구단 출신의 홈런왕이 탄생했다. 잠실구장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큰 구장이라 홈런이 잘 나오지 않는 편이다.
투수 부문에서는 두산의 '외국인 듀오' 조시 린드블럼, 세스 후랭코프가 활약했다. 린드블럼은 평균자책점 2.88으로, 올 시즌 유일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면서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18승(3패)을 올린 후랭코프는 다승왕과 승률왕(0.857)을 거머쥐었다.
넥센은 올해 뒤숭숭한 일이 많았다. 올 초에는 이장석 전 대표이사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법정 구속됐고, 지난 5월에는 주전 투수 조상우와 포수 박동원이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그리고 6월에는 설상가상 지난 10년간 SK를 제외한 8개 구단과 '뒷돈 트레이드'를 한 것으로 밝혀져 야구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넥센은 4위를 차지해 2016년 이후 2년 만에 포스트시즌을 치른다. 미국에서 돌아온 '국민 거포' 박병호와 '야구 천재' 이정후가 부상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넥센의 저력을 보여줬다. 박병호는 2012~2015년에 이어 5시즌 연속 홈런왕은 놓쳤지만, 출루율(0.457)과 장타율(0.718) 1위에 오르며 여전한 괴력을 과시했다. 지난 시즌 신인왕이었던 이정후는 타격왕 후보였지만 타율 0.355로 3위를 기록했다.
KIA와 함께 KBO리그 대표 인기 구단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도 성적이 뚝 떨어졌다. 지난 시즌 3위였던 롯데는 올해 7위로 마감했다. LG는 한때 2위까지 올랐지만 시즌 막판 5위 경쟁에서도 밀리면서 8위로 끝났다.
그나마 LG와 롯데의 위안거리는 김현수와 전준우의 활약이었다. 올해 FA(자유계약)로 LG 유니폼을 입은 김현수는 타율 0.362로 타격왕이 됐다. 발목을 다쳐 지난달 5일부터 경기에 나오지 못했지만, 오히려 타율이 깎이지 않아 다른 경쟁자들을 제칠 수 있었다. 전준우는 안타왕(190안타), 득점왕(118득점) 타이틀을 차지했다.
한때 야구 명가였던 삼성 라이온즈는 6위를 기록하면서 3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KT 위즈는 창단 4년째에 처음으로 탈꼴찌에 성공했다. '수퍼루키' 강백호는 29홈런을 쏘아올리면서 대형 거포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