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개미취 꽃,
비에 함초롬 젖었습니다.
자욱하게 떨어진 잎,
빛에 물들었습니다.
노랗디노랗습니다.
건듯 부는 바람에도 하늘거립니다.
온종일 춤을 춥니다.
고운 꽃을 주렁주렁 매달았습니다.
열매를 던지며 놀던 어린 시절 기억이 떠오릅니다.
이내 곧 도둑 가시로 변할 듯합니다.
숲에 진하디진한 국화 향을 퍼뜨립니다.
복자기 나뭇잎 더 붉어 보입니다.
보랏빛이 어찔합니다.
앙증맞은 꽃들이 팝콘처럼 터졌습니다.
온몸에 꽃가루 그득합니다.
갈대 줄기에서 숨을 가다듬습니다.
가을이 이만큼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