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모터스포츠 산실을 가다…"WRC 우승 눈 앞에"
지난 4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알체나우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모터스포츠법인(HMSG)이 한국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현대차는 국제자동차연맹(FIA)이 개최하는 세계 최대 자동차경주대회인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에 2014년부터 참여하고 있다.
현대차 모터스포츠법인은 한국의 남양연구소와 함께 자동차 경주용 차량을 개발하고 제작한다. 한 시즌 동안 WRC에 참여하는 선수들은 3대의 차량만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13개국을 돌아다니며 치러지는 경기를 준비하기 위한 수리 작업도 이뤄진다. 대당 10억원가량 하는 WRC 차량은 직접 수제작으로 만든다. 황인구 책임연구원은 “FIA의 규정 안에서 최대한의 성능을 발휘해야 하고, 한 시즌을 치르기 위해선 뛰어난 내구품질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WRC에 도전한 건 사실 처음은 아니다. 2000년 당시 소형세단 베르나를 개조해 처음 출전했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3년 만에 철수했다. 10년간의 절치부심 끝에 현대차는 2012년 WRC 복귀를 선언했고, 첫 출전인 2014년부터 포디움(1~3위 입상)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올해에는 첫 종합우승을 노리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연간 수백억원이 들어가는 모터스포츠에 현대차가 도전하는 건 모터스포츠를 통해 얻은 노하우를 양산차에 적용할 수 있고, 모터스포츠를 좋아하는 유럽시장에서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2015년 고성능 브랜드인 'N'을 선보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특히 포장∙비포장 도로를 모두 달리는 WRC는 세계 유수 완성차 업체들이 참여해 자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장이 돼왔다.
현대차는 2015년부터 ‘커스터머 레이싱(Customer Racing)’ 부서를 만들어 각종 모터스포츠에 참여하는 차량을 개발해 판매 중이다. 올해 WRC와 WTCR 등에서 현대차가 만든 차량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전 세계 경주팀의 구매도 줄을 잇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40여개 레이싱팀이 현대차의 경주용차를구입하거나 문의해오고 있다”며 “모터스포츠법인은 브랜드 이미지 개선과 고성능 차량 개발은 물론, 수익성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알체나우(독일)=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