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은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을 때도 친서를 보내 백악관이 다시 협상에 나설 명분을 만들어줬다. 이후 북·미 간 핵 협상 분위기가 조성되자 중국 건국절 69주년을 맞아 축전을 보내면서 북·중 관계 다지기에도 나선 것이다.
중국 69돌 건국절 맞아 기념 축전
중국몽 거론하며 최고 수준 찬사
북·미 앞서 북·중 정상회담 가능성
연내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북·미 정상회담 이전에 김 위원장이 또 시 주석을 먼저 만날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은 6·12 북·미 정상회담 이전에, 북·중 정상회담을 3월과 5월 두 번에 걸쳐 가져 허를 찔렀다. 북·미 정상회담 1주일 뒤에도 직접 베이징을 찾아 세 번째로 시 주석을 만났다. 따라서 이번에도 김 위원장이 북·미에 앞서 북·중 정상회담을 열고 미국에 견제구를 던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과 중국 사이를 오가며 나름의 균형 외교를 펼치는 전략을 써왔다”며 “이번에도 ‘선(先) 북·중-후(後) 북·미’ 패턴을 반복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경우 올해 네 번째가 될 북·중 정상회담 장소가 중국이 아닌 평양이 될지 여부도 관심이다.
김 위원장은 중국에 보낸 축전에서 시 주석의 주요 메시지 중 하나인 ‘중국몽(中國夢)’도 거론했다. 중국몽은 시 주석이 2050년까지 중국을 세계 최강국으로 건설하겠다며 내세운 문구다. 김 위원장은 축전에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투쟁에서 경이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우리 인민은 이에 대해 자신의 일처럼 기쁘게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은 “나는 습근평(시진핑) 동지와의 세 차례 상봉(회담)으로 맺어진 인연과 정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표현도 썼다. 북한은 이 축전 소식을 1일 조선중앙통신은 물론 노동신문에도 1면 머리기사로 게재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