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플라 구독자, 하루 1만4000명씩 늘어
30일 유튜브 통계 사이트인 소셜블레이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장 구독자가 많은 유튜버(유튜브에서 활동하는 영상 크리에이터)는 제이플라였다<표 참조>. 제이플라는 이날 현재 948만여 구독자를 보유해 국내 유튜버 중 단연 1위를 달리고 있다. 세계적 아이돌 방탄소년단의 아이빅히트(ibighit·구독자 1746만 명)나 SM타운(1597만)처럼 방송사·연예기획사가 제작한 채널은 제외한 집계다.
커버뮤직은 유명 아티스트의 곡을 편곡하거나 재해석해 부르는 장르다. 제이플라는 감수성이 돋보이는 목소리, 빼어난 가창력과 곡 해석력 등을 높게 평가받는다. 그가 부른 영국 가수 애드 시런의 ‘Shape Of You’는 누적 페이지뷰가 1억9000만 건에 가깝다.
“해외서도 ‘먹방(Mukbang)’ 알아들어”
제이플라를 비롯해 K팝의 초강세를 등에 업은 음악과 댄스 유튜버가 구독자 수 상위에 올라 있다. 4위를 차지한 웨이브야는 장은영·유선 자매로 구성된 여성댄스 듀오다. 두 사람은 “TV에 출연한 가수의 댄스를 따라 하는 게 유일한 취미였고, 그게 너무 좋아서 영상을 올렸다가 전업 유튜버로 나섰다"고 한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커버댄스 영상은 조회 수가 1억7000만 뷰에 이른다.
라온 리(8위)는 치위생사 출신의 이라온씨가 만든 음악 채널이다. 그는 일본 애니메이션 ‘은혼’ 주제곡을 불러 유명해졌으며 게임 주제곡과 광고 음악에도 진출했다. 완성도 높은 영상과 믹싱 능력으로 국내보다 외국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포니신드롬은 뷰티·패션업계 ‘영향력 1위’
키즈 콘텐트 중엔 장난감·댄스·게임 등이 인기가 많다. 어썸하은(13위)은 SBS 예능 ‘스타킹’에 출연해 화제가 됐던 나하은양이 댄스 영상을 올리는 채널이다. 도티TV는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초통령’으로 불리는 나희선씨가 운영한다.
벽안(碧眼)의 이방인이 한국 생활을 소개하는 영국 남자가 6위에 올랐다. 한국어를 전공한 영국인 조쉬와 촬영·편집 담당인 올리가 주인공이다. 허팝(11위·허재원)은 유튜브에서 ‘호기심 해결사’로 불린다. 콜라로 샤워하기, 거대한 초콜릿 먹기 같은 이색 실험을 통해 10~30대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대도서관(14위·나동현)은 청와대로부터 ‘헌법 개정안’ 퀴즈를 의뢰받아 화제가 됐다. 187만 구독자를 보유한 그의 영향력에다 매끄러운 진행 솜씨를 높이 산 청와대가 대도서관 채널에 이슈 토론방을 연 것이다.
“구독자 30만 넘으면 의사 부럽지 않아”
공통점이 있다면 적어도 2년, 길게는 7~10년가량 내공을 쌓으면서 ‘팬심’을 얻었다는 것이다. 밴쯔는 “처음엔 시청자 두 명 앞에서 먹방 생방송을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들 1인 미디어의 콘텐트가 노래나 춤 같은 ‘주특기’에서 소소한 일상에서 옮겨가는 것도 눈여겨 볼만하다. 웨이브야는 최근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캣맘’ 영상을 내보냈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요즘 유튜브에서는 ‘공감’이란 요소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자신의 소소한 일상이나 감정을 나누는 크리에이터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러면 수입은 얼마나 될까.
전업 유튜버들의 주요 수익원은 광고나 협찬이다. 멀티채널네트워크(MCN) 관계자는 “구독자가 30만 명쯤 되면 의사나 변호사 부럽지 않은 수입을 올린다는 게 업계의 통설”이라고 말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의 게임 유튜버인 대니얼 미들턴은 1650만 달러(약 183억원)를 벌어들였다. 국내에서도 인기 유튜버의 한해 수익은 10억원을 웃돈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에 따르면 도티는 지난해 15억9000만원, 허팝은 12억3000만원을 벌었다. 대도서관은 자신의 저서 『유튜브의 신』에서 “1년에 17억원을 번다”고 밝혔다. 밴쯔 역시 “연 10억원 이상을 번다”고 했다.
다만 이건 연봉이라기보다는 수익 개념이다. 촬영·편집비용이나 인건비 등은 별도 지출해야 하고, MCN에 소속돼 수익을 공유하기도 한다. 국내 유튜버 1만여 명 가운데 연 수입 1억원 이상인 경우는 1% 안팎(약 100명)으로 추정된다.
이상재 기자 lee.sangja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