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재단 이사들의 의견을 수렴한 이 대표가 최근 유 작가를 만나 이사장직을 권유했고, 본인이 승낙해 현재 이사회 절차만 남은 상황”이라며 “권양숙 여사와 사전에 상의했고, 권 여사도 유 작가 내정에 긍정적인 뜻을 나타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8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재단 이사장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후임자 선정 때까지 이사장직을 유지해 왔다.
16·17대 국회의원과 노무현 정부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역임한 유 작가는 방송 프로그램 출연과 활발한 저술 활동 등을 해왔다. 2009년 국민참여당을 거쳐 2012년 통합진보당 대표를 지냈고, 같은 해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 경선 사건 이후 탈당한 뒤 정의당에 입당했다. 지난 6월부터는 정의당에서도 탈당해 현재 당적은 없다. 2013년 정계 은퇴를 선언한 이후 현실 정치와는 거리를 두며 ‘작가’라는 직함으로 불리기를 원했다. 하지만, 노무현재단 이사장 취임을 계기로 그가 다시 정치 행보를 재개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 작가의 노무현재단 이사장 내정 소식이 이날 공론화되기 전부터 ‘문팬’ 카페 등에서는 “추석에 좋은 소식이 있다”며 그의 ‘컴백’을 환영하는 글들이 퍼졌다.
한편 노무현재단은 10·4 선언 기념행사 남북 공동 개최와 관련해 가급적 다음 달 4일에 맞춰 육로로 평양을 방문하는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통화에서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자취를 따라 기념하자는 취지”라며 “행사 콘셉트 등 추진 계획을 통일부와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에 제안했는데, 아직 답신이 없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재단 차원에서 북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의약품 지원 등 대북 인도적 사업 계획도 세워놓은 상황”이라며 “대북 지원 사업은 10·4 선언 기념행사 이후에 별도로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10·4 선언 기념행사를 계기로 여야 5당의 공동 방북도 추진한다. 당에서 이번 행사의 실무 책임을 맡고 있는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평양 공동선언에 포함된 10·4 선언 기념행사에 여야가 함께 할 수 있도록 원내 5당에 성실히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윤 총장은 27일부터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야당 사무총장을 차례로 만나 공동 방북을 요청할 예정이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