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뒷좌석 안전벨트 착용은 아직 낯설다. 질병관리본부의 ‘2017 지역사회 건강 조사’를 보면 운전자석과 조수석의 안전벨트 착용률은 각각 85.7%, 79.9%지만 뒷좌석은 13.7%에 그쳤다. 뒷좌석 착용률이 70~90%에 이르는 독일·영국·미국 등과 차이가 크다. “굳이 뒷좌석까지 안전벨트를 맬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 때문이다.
과연 그럴까. 보험개발원이 지난 7월 자동차기술연구소에서 충돌실험을 했다. 뒷좌석에서 안전벨트를 매지 않으면 맸을 때보다 머리에 중상을 입을 가능성이 성인은 3배, 어린이는 1.2배 높았다. 교통안전공단의 지난해 실험에선 뒷좌석에 세 살 배기 아이가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채 사고를 당하면 머리에 중상을 입을 가능성이 99.9%였다.
이번 추석 연휴에 일반도로에서 뒷좌석 안전벨트를 매지 않아도 과태료를 내지 않는다. 그렇다고 방심하면 안 된다. 명절 기간 사고 위험이 더 크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추석과 설 연휴엔 하루 평균 67명의 교통사고 환자가 응급실을 찾았다. 평소(59명)보다 많다. 일반도로에서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착용할 때보다 3배나 높았다.
사고로 숨진 레이디스코드 멤버의 어머니는 당시 빈소를 찾은 딸과 같은 또래의 가수에게 “안전벨트를 매라”고 간절히 호소했다. 안전벨트는 과태료를 피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소중한 가족이 나로 인해 고통받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다.
이승호 복지팀 기자